이왕 감이 될 거라면, 좀 더 예쁜 대봉감이 되겠습니다
저는 ‘감’입니다. '귤'아니고 '감'입니다.
이상하게도 어릴 때부터, 길 가다 만난 이름 모를 행인부터 주변 사람들까지 저에게 유난히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훈수를 많이 둡니다. 이리저리 찔러보기 쉽게 생겼다나요.
미용실 다녀오는 길,
그렇지 않아도 머리를 망쳐서 심란한데
“예쁘게 좀 하고 다녀라!”
하고 툭 던지는 아줌마.
병원 가는 길,
늦은 나이에 수두에 걸려 얼굴이 곰보처럼 올라와
이보다 더 슬플 수 없는 상태인데
“병원 좀 가라!”
하고 호통치는 아저씨.
옷 가게에서 옷을 고르고 있으면
어디선가 스멀스멀 몰려들어
“이건 아니다”
“이게 더 예쁘다”
즉석 토론회를 여는 동네 아줌마들.
그냥 길만 가도 이렇습니다.
“도를 아십니까?”
“얼굴에 수기가 있는데…”
“시청이 어디예요?”
“아가씨, 모델하우스 좀 보고 가요!”
온갖 사람들이 저를 붙잡습니다.
처음엔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싶어서 꽤 슬펐습니다.
그런데요,
지하철에서는 자리도 잘 찾아주신다고요
“아가씨, 여기 자리 있어요!”
그리하여 결론을 내렸습니다.
어차피 남들 입에 오르내리는 ‘감’이 될 거라면,
저는 그냥 흔한 단감이 되지 않겠습니다.
좀 더 크고, 좀 더 탐스럽고, 좀 더 예쁜
대봉감이 되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전국 오지랖 협회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꿋꿋이 생존 중인 ‘곰발’의 대봉감 라이프.
어디 한 번, 마음껏 훈수 두어 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