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증상 : 3~4시간 정도 잠.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거의 쓰러져서 사람들이 놀람. 여직원 휴게실에서 1시간 누워 있다 겨우 복귀.
오늘은 병가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출근일이었습니다.
파일을 정리하고, 책상 위를 치우며 마음까지 함께 비워냈습니다.
(사실 다 지워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죠. 지금은 그것마저 후회됩니다.)
퇴근 1시간 전, 과장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다음 호 신문 일정과 기획을 협력사에 공유하려고요. (이놈의 오지랖이 또...)”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동안의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었다고.
혼자 기획하고, 혼자 신문 만들고,
홈페이지의 문구 하나하나에도 애정을 쏟았지만, 일은 즐거웠다고.
그런데 돌아온 답은 이랬습니다.
1. 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의논하지 않은 건 네 잘못이다.
2. 혼자 기획하고 혼자 만든 것도 네 잘못이다.
3. 네가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뽑았는데(지금 와서 후회된다)
*마치 자기가 힘써서 뽑아준 듯이
… 웃기시네요.
비록 늘 한직에 있을지언정,
저는 누구의 빽으로 입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늘 압도적인 경쟁률을 뚫고, 제가 가진 능력만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현 회사에 입사 당시 인사팀에서도,
왜 이런 경력으로 공공기관 계약직에 지원하느냐며 물을 정도였죠.
“울고 싶을 때 뺨 맞는다”는 말.
오늘, 저는 그 말을 온몸으로 실감했습니다.
요즘은 감정이 무뎌져서 눈물도 안 나왔는데…
사무실을 나오자마자 꺼이꺼이 소리까지 내면서 울어버렸습니다.
억울하고, 서럽고, 무엇보다…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10년 넘게 버틴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열심히 일한 게 죄가 되는 세상.
저는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 들었던 강의가 떠오릅니다.
"회사에서는 딱 잘리지 않을 만큼만 일하세요.
나머지 에너지는 진짜 하고 싶은 데에 써야 합니다."
저는 바보같이, 몸 바쳐 일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오늘이네요.
이제 정말, 이 회사와는 이별할 시간입니다.
쉬는 동안 몸과 마음을 제대로 추스르고,
내 인생을 다시 설계할 것입니다.
다시는 누구에게도, 이렇게까지 소모되고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서요.
*이 글은 블로그에서 이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