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증상 : 3시간 자고 깨고, 다시 2시간마다 깸. 며칠째 분노 상태가 이어져, 오늘은 이명 현상까지 나타남.
아프고 지친 내가 준비한 마지막 무대.
하지만 그 무대 위에는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올라서려 하는군요.
오늘도 저는, 제가 만든 빛을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있습니다.
밉다 밉다 했더니 정말 미운 짓만 골라서 합니다.
원래는 금요일 행사까지 마무리하고 병가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어제는 사전탐방까지 나가
길도 확인하고, 프로그램도 챙기고,
현장 기관과의 사전 협의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죠.
그런데 오늘 오후, 옆자리 주무관이 물었습니다.
“내일 뭐 준비하면 돼요?”
“내일요? 왜요? 안 와도 돼요.”
“팀장님이랑 나랑 가기로 했어요.”
……
네, 또입니다.
직접 말하지 않고, 결정은 이미 다 끝낸 상태에서
타인을 통해 '통보'하는 방식.
정말 잘 나셨네요.
제가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
제가 만든 활동안내서.
제가 미리 협의한 내용들.
그걸 들고 그분들은 마치 자신들이 한 것처럼
풍광을 즐기며 뻐기겠지요.
“어휴, 날씨가 너무 더워서 고생했지 뭐야~”
그 장면이 눈앞에 선합니다.
왜 팀장님이 요즘 들어 저를 콕 집어 미워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제가 혼자서 기획도, 실행도, 보고도 다 해내니
다른 사람들이 저만 칭찬했겠죠.
며칠 전 행사 때, 제가 진행을 맡은 순서를 앞두고
팀장님이 지나가듯 말했습니다.
“대본만 써주면 내가 읽을 수 있는데.”
“그냥 제가 할게요. 대본까지는 필요 없어요.”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아, 무대에 서고 싶었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었구나.
요즘 제가 아프다고 빠진 자리를
온갖 협력업체와 식사로 채우고 다니며
얼마나 기뻐하고 있을지요.
그러니 이번에도 한 명만 가도 충분한 행사에
굳이 다른 직원을 데리고 ‘행차’를 하려는 거겠죠.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빛을 훔쳐
자기 것인 양 뽐내는 사람들.
다른 이의 노력과 눈물을 밟고 섰으니 얼마나 통쾌할까요?
하지만 그것은 결국 사상누각.
제가 사라지면, 다음에는 누구를 밟고 서려나요?
*이 글은 블로그에서 이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