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도 회복의 이름을 붙여봅니다
오늘의 증상 : 아침 운동 포기 후 오히려 깊게 잠. 갑자기 입맛 돌아 밥 폭풍 흡입. 다시 돼지로 돌아가는 거?
그런 날, 있지 않나요?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오늘이 딱 그런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눈을 떴다가,
의사 선생님의
"요즘 같은 날씨에 아침운동 하면 열사병 걸리기 딱"이라는
충고를 떠올리며 운동은 과감히 패스.
(이런 말은 어찌나 잘 지키는지요.)
그런데 자도 자도, 자도...
계속 졸린 겁니다.
그간 못 잔 잠을 다 몰아 자는 느낌이랄까요.
원래는 집 앞 카페에 가서
책도 읽고, 글도 좀 쓰는 ‘생산적인’ 하루를 계획했는데,
현실은...
부모님 영화관 예매해 드리러 백화점에 잠깐 다녀온 것 말고는
하루 종일 집 안에서 뒹굴뒹굴 굴러다녔네요.
사실 저는 원래도
주말이면 침대나 소파와 한 몸이 되는 '집순이'였어요.
병가 시작 이후, 억지로라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애썼는데
저도 모르게 그조차 스트레스였던 것 같아요.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시원한 집에서 늘어지게 쉬다가
저녁에 잠깐 운동만 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몸도 개운하고,
정신도 더 또렷한 것 같아요.
어쩌면 지금 제게
필요한 건 ‘부지런함’이 아니라
‘회복을 위한 게으름’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안 한 하루.
하지만 그 하루가
몸과 마음에 균형을 다시 잡아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면,
충분히 잘 살아낸 하루 아닐까요?
올 여름, 지친 여러분께
저처럼 '한껏 게으른 하루'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