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에서 등 떠밀린 사연
오늘의 증상 : 토요일까지 근무로 피로 누적. 자고 또 자도 피곤이 가시지 않음.
피곤한 한 주가 지나고 일요일 저녁.
월요병이 시작되는 순간, 갑자기 귀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복귀 후 약 2주째, 귀울림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사진도 찍고, 적외선도 쬐고, 이상한 소리 검사도 하고, 약도 꼬박꼬박 먹었죠.
일주일에 두 번씩 병원을 들락거렸지만, 증상은 나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시작되거나, 회사 문을 들어서면 어김없이 멍멍해지는 귀.
그런데 퇴근길이나 집에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집니다.
지난주 목요일, 증상을 설명하자 이비인후과 선생님은 한숨과 충격적인 진단을 내려주셨어요.
“회사만 가면 증상이 나타난다라… 하… 이건 어쩔 수가 없네요.
기능적 문제는 없습니다. 이제 병원 그만 오셔도 됩니다.”
그렇게 저는 떠밀리듯 진료실에서 나왔습니다.
아니, 선생님. 귀가 계속 울리는데요? 저는 어쩌라고요?
신경정신과 선생님은 이비인후과에서 쫓겨났다는 제 이야기를 듣고는 담담히 말씀하셨습니다.
“회사만 가면 홧병이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몸이 멀쩡하겠어요?”
마치 귀울림이나 속 울렁거림이 당연하다는 듯 말씀하시다니요.
그러면서 덧붙이셨습니다.
“추석 연휴니까 잘 쉬시고, 다다음 주에 다시 봅시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신경정신과 선생님은 아직 저를 버리지 않으셨어요.
돌이켜보니 이번 주에도 병원에 세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수술 후 산부인과 정기검진, 이비인후과, 신경정신과.
지난주에는 링거를 맞았고, 이번 주에는 피까지 뽑아 팔뚝은 멍투성이가 되었습니다.
뭐, 저를 왕따 시키려 애쓰는 회사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 정도 멍쯤이야 대수도 아닌 것 같지만요.
그래도 웃어넘기기로 했습니다.
초딩도 아니고, 차라리 내가 도리어 그들을 ‘왕따’ 시켜주지 뭐!
회사는 지옥. 그러나 이번 주도 살아남았습니다.
다음 주도 꿋꿋하게, 그러나 너무 열심히 하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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