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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은진 Apr 07. 2023

청소년의 안전한 일터를 찾아서

충청북도교육공무원 성매수 사건







 2022년 6월, 충청북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현직 충청북도 교육공무원이 미성년자 청소년을 상대로 성매수를 저지른 것이다. 성매매 산업에 청소년을 끌어들인 포주를 포함해 2명의 성매수남이 체포되었으며, 이들 중 공무원 A씨는 후일 미성년자 성매수뿐만 아니라 강압적인 성행위를 요구한 죄로 강간 혐의까지 추가되었다.



 엄연히 청소년을 보호하고 그들을 바른 교육으로 이끌어야 할 공무원이 모범을 보이기는커녕,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많은 도민들이 분노했다. 피해 청소년들은 각각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미성년자들이었다. 피해 청소년들은 왜 성매매라는 길로 빠지게 된 것일까?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 청소년의 근로 환경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완화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청소년의 근로 활동 역시 이전보다 더욱 활발해졌다. 2022년 기준 충청북도 청소년 근로인권 실태조사 결과,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67.1%가 나왔다. 전체 714명 인원 중 429명이 근로를 경험한 셈이다. 실제 아르바이트 구직 플랫폼 알바몬이 최근 3년간 수능 응시자 주 연령대의 이력서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능 이전 대비 이력서 접수량이 70.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소년의 부당 근로 사태는 여전하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물론이고 최저시급 이하의 수당, 유휴 및 초과수당 미지급, 휴게시간 없음 등 다양한 부당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근로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항은 급여(37.4%)였다. 돈이 필요한 청소년들이 고소득이 보장된다는 ‘모던바’ 등으로 빠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제대로 된 근로 환경이 갖추어지지 못한 곳에서 적은 임금과 부당한 대우를 받을 바에야 ‘가벼운 성적 스킨십’으로 큰돈을 버는 편이 훨씬 더 쉽고 편하니까.



 그러나 이는 분명히 잘못된 생각이다. 처음에는 말동무, 스킨십뿐이라는 업무로 시작해도 포주와 성매수자의 강요에 못 이겨 본격적인 성행위 및 성매매로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번 성매매에 발을 들이게 되면 빠져나오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청소년 성매수 및 성매매는 더욱 교묘해지고 확대되는 반면 유해환경 및 성매매 단속은 여전히 미비한 감이 있다.



 지난 3월 충청북도에서는 개학기를 맞이하여 학교 주변 유해환경을 특별 단속하였다고 밝혔다. 개중에는 청소년 고용금지 유흥업소도 포함되어 있으나, 지난 2022년 6월에 일어난 ‘충북 교육공무원 성매수 및 강간 사건’은 특정된 유흥업소가 아닌 한 모텔에서 일어났다. 랜덤 채팅 어플을 통해 만남 장소를 알선한 뒤 차량을 타고 숙박 업소에서 성매매를 저지르는 등의 범법 행위를 단속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아르바이트 구직 플랫폼에서도 유사 성행위 업소 홍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하고 촘촘한 단속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성매매에 빠지는 본질적인 원인을 파악하여 청소년 근로 환경 및 부당 대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여야 한다. 청소년의 안전한 일터를 위해서는 충북도 및 어른들의 노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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