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따가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사랑하는 너를 떠나보낼 준비, 카운트다운 시작

by 나은진




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

전혀 증상이 없었고, 악성 종양으로 만져지는 혹을 발견 한지 두 달 정도 되었다.

조금 더 일찍 발견하고 갔으면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늦은 일인 걸 알기에... 기록용으로 먼저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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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숏헤어 삼색 고양이, 암컷 라따.

중성화 수술은 생후 10개월 전후로 받았던 것으로 기억.

올해 8년차. 요즘 고양이 전 생애를 따졌을 때 노령에는 속하지만 나이가 많지는 않은...

건강한 아이.




유선종양이란?

유방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종양화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양성과 악성으로 나뉘지만, 대개 악성이며 악성일 경우 타 기관으로의 전이를 의심해야 한다.



유선종양의 주 원인

다양하지만, 고양이의 경우 중성화 수술을 늦게 했을 때 진행된다.

(생후 6개월 전으로 중성화를 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양성종양, 악성종양

고양이의 경우 악성종양 확률이 90% 이상이며,

타 기관의 전이 때문에 종양 발견 시 바로 제거 해야 한다.

종양이 만져질 경우에는 사실 어느정도 전이가 진행되었다고 봐야 한다.



종양 = 암

이라고 보는 게 사실상 맞다.

사람에게도 종양이 있으면 제거해야 하듯이 고양이도 그렇다.

사람은 양성이 잦고 악성으로 전환되는 확률이 드물지만... 고양이는 악성이라 봐야 한다.

자세한 조직검사, ct검사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종양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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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주로 종양이 전신에 퍼져 제거가 의미가 없을 때,
너무 노령이라 마취 및 수술이 불가능할 때다.


.


라따는 전자에 해당하고, 노령묘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술은 사실상 종양 때문에 크게 고통스러워하는 게 아닌 이상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셨다.



건강검진을 받은 게 1년 전, 엑스레이 검사 시 폐가 무척 깨끗했다.

당뇨 의심 증상이 있어 당뇨 전용 사료를 먹이고 한 달 정도 경과를 보았을 때

당뇨 수치가 떨어졌고, 안심하며 계속 당뇨 전용 사료를 급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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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암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진행된다.
어쩌면 고양이도 모를 수 있다.





건강검진을 한 날로부터 1년의 시간이 지났다.

종양이 겉으로 만져진 건 두 달...

그 사이에 폐가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티 나게 뿌얘졌을 만큼 진행이 되었다.



전후 증상은 전혀 없었다. 밥을 잘 못 먹거나, 잠을 잘 못 자거나, 소변을 잘 못 보거나

숨 소리가 심상치 않다거나, 높은 곳에 잘 못 올라가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한 가지... 급하게 먹어서 사료토를 종종 했지만, 사료토 외의 색이 보이지는 않았다.



이렇게 증상이 보이지 않아도 암은 모르는 사이 크게 전이될 수 있는 거다.

사람도 그렇지 않은가, 어쩌면 말기 판정을 받을 때까지 크게 아픈 곳이 없었던 라따에게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별의 준비를 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그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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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가족 라따.

항암치료를 하는 게 옳은 선택인지,

항암약을 먹어 고통스러운 모습을 볼 바에는 진통제로 최소한의 처지를 해주는 게 맞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가족과도 충분히 의논하고, 의사와도 의논해볼 생각이다.

당사자의 의사를 듣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가장 힘들다.




수술 불가 시의 치료 방법(종양 말기)
1. 약을 통한 항암 치료(항암제, 구토와 식욕 저하 등의 부작용 동반)
2. 진통제, 소염제를 통한 최소한의 처치(치료X)
3. 고통이 심할 때, 안락사




3번은 절대 말을 꺼내지 않으셨으나 고양이 악성종양을 검색할 때 연관검색어에 뜨더라.

종양이 너무 커지고 아파서 고양이가 고통스러워하는 게 육안으로 보일 때...

보호자들이 택하는 최후의 선택이겠지. 3번만큼은 죽어도 싫다. 절대로 싫다.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라따가 아프지 않고 편안히 떠났으면 좋겠다.

1년 아프고 떠날지, 아프지 않고 당장 내일 떠날지를 택한다면

정말 많이 슬프겠지만 나는 내일 이별을 준비할 것이다.



나는 이제 라따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대비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

라따를 처음 만날 때부터 나는 늘 다가올 이별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저 오래 살아주기를, 내 생명의 반을 주진 못하니 10년이라도 넘겨주기를,

아프지 않고 건강하니 고양이의 최대 수명까진 살 거라는 바람은 바람일 뿐이었음을.




오늘은 많이 울었고, 울고, 울어야겠다.

너를 떠나보내는 날을 추모하며 적는 글을 쓸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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