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둑, 후두둑,
쏴아아아-
지나간 계획에 미련을 담아
카페 내 창가 자리에 앉아
플래너를 쓰고 있을 때
걱정, 고민, 불안함을 한순간에
씻어내는 듯한 비가 쏟아내린다.
쏴아- 하고 퍼붓듯이 내리다가도
툭, 툭 조금씩 떨구듯 내리는 비.
너도 참 변덕스럽다.
내릴 거면 쫙 내리던지
아니면 오지를 말던지.
너의 변덕을 탓하다가
너로 인해 방울방울 빗방울이 맺힌
창가에 비치는 내 모습이 보인다.
나는 어떠한가
나는 잠잠한 사람인가
아니면 변덕스런 사람인가.
어쩌면 나와 비슷해서
마치 나와 같아 보여서
그래서 괜히 너를 탓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너는 그저 자연의 이치대로 살아가는 건데
나는 그걸 변덕스럽다고 투덜투덜거린다.
해와 달도 매일 밤낮을 변화시키고
사시사철 계절도 한 번씩 돌아오고
꽃도 자라나 피었다 지기를 반복하는데
그건 자연스럽다 생각하면서
네가 찾아오는 건 변덕이라 생각했다.
변덕스러운 게 나쁜 걸까.
아니지,
변덕 또한 사람이 가지는 변화인데
나는 그저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았다.
비야, 비야,
갑작스러운 너의 소식이
썩 반가운 것은 아니지만
투명한 너의 모습 속에 내 모습이 투영되어 보인다.
어쩌면 내가 너를 닮은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