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해가 뜨고 지는 것과 같이
나의 두 눈도 뜨고 감긴다.
어제도 해가 떴고
오늘도 해가 뜨고
내일도 해가 뜰 것처럼
어제도 눈을 떴고
오늘도 눈을 뜨고
내일도 눈을 뜰 것이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해와 같이 눈을 뜨고 감으며
그저 의미 없이 하루를 보내다가
어느 날 새로운 내일을 맞이한다.
설렘의 내일이 아닌
공포의 내일을.
늘 기대되는 내일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두려움에 휩싸인 내일을 맞이한다.
고통의 하루를 보내고
공포의 하루를 보내며.
그의 들리지 않는 천둥은
내 마음을 콕콕 쑤시고
그녀의 보이지 않는 번개는
내 마음을 놀라게 한다.
구름과 안갯속에 쏙 숨은 명월은
자신의 은은한 빛을 잊은 채
삭이 되어 완전히 숨어버렸다.
이렇게 숨어있으면
조금은 안전할까 싶어서.
구름을 베개 삼아
안개를 이불 삼아.
명월아 명월아
네가 그렇게 계속 숨어만 있으면
언제 어둔 밤을 밝게 비추느냐.
아무리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번쩍여도
해는 어김없이 돌아와
자신의 자리에 당당하게 올라선다.
하지만 명월아
해만 있어서는 세상이 돌아갈 수 없다
너도 꼭 필요하단다
너와 해의 반복이 오늘을 비추고
내일이 좀 더 밝기를 기대할 수 있는 거란다.
너의 부담스럽지 않은 밝음은
내일을 두려워하는 존재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도 한단다.
그러니 숨지 말고 돌아오렴.
두려운 마음에게 네가 요람이 되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