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가 내게 말한다

성장- 내 마음이 나를 이끄는 방식

by 나검하랑

40. 결국 내가 고른 것들은 나를 닮아간다.


책의 마지막에 와서야, 우리는 비로소 질문 하나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왔을까.
어떤 사람을 곁에 두었고, 어떤 마음을 붙잡았으며, 어떤 색을 반복해서 골라왔을까 하고 말입니다. 삶은 늘 바빴고, 선택은 너무 잦았기에 우리는 그 의미를 하나하나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저 그렇게 흘러온 것처럼 느껴질 뿐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떠올려 보면, 우리의 선택은 결코 무작위가 아니었습니다.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이 먼저 반응한 순간들이 있었고, 이유를 붙이기 전에 이미 손이 가 있던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색은 그렇습니다. 오늘따라 눈에 밟히던 색,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던 색, 다른 선택지들이 있음에도 끝내 돌아오게 된 색은 그 순간의 나를 가장 정직하게 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그것을 취향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취향이라는 말 뒤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지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차분한 색을 고르고, 괜찮다고 웃으면서도 무게감 있는 색에 머물렀던 순간들 말입니다. 마음은 늘 앞서 있었고, 색은 그 마음을 대신 드러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감정, 관계, 선택,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여러 번 멈춰 서 보았을 것입니다. 그 모든 이야기의 끝에서 다시 색을 떠올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색은 판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옳고 그름을 나누지 않고, 설명을 요구하지 않으며, 그저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받아 안습니다. 그래서 색은 늘 마지막까지 남습니다. 말이 닿지 못한 자리에 조용히 머물며, 우리가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줍니다.

돌아보면, 우리가 반복해서 고른 것들은 결국 삶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자주 입던 옷의 색, 머물던 공간의 분위기, 익숙해진 이미지의 톤은 어느새 ‘나다운 느낌’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색을 통해 우리를 기억하고, 우리는 그 색 안에서 점점 더 편안해졌습니다. 그렇게 선택은 쌓였고, 그 선택들은 결국 지금의 나를 닮아왔습니다.

이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앞두고 계신 지금, 굳이 무언가를 바꾸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한 가지만은 조용히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요즘 유독 마음이 머무는 색은 무엇인지, 그 색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지 말입니다. 그 질문 하나면 충분합니다. 답을 찾지 않아도 괜찮고, 의미를 정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은 자기 자신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간 상태이니까요.


삶은 거창한 결단보다 사소한 선택들로 만들어집니다. 오늘 내가 고른 색 하나, 무심코 지나친 마음 하나가 모여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습니다. 결국 내가 고른 것들이 나를 닮아간다는 말은, 내가 나 자신의 상태를 외면하지 않고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을 덮으시는 순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시겠지만 선택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들 속에서, 색은 또다시 조용히 말을 걸어올 것입니다. 그때 부디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이것도 지금의 나를 닮아가는 과정이구나.'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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