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설계하는 심리루틴

4부. 통합-삶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마음 사용법

by 나검하랑

18. 나에게 맞는 성장의 속도


요즘 sns를 보면 누군가는 스물다섯에 창업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서른이 넘어서도 직장을 구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하는 분이 있습니다. 새 해가 시작하면 다이어트가 필요하여 어떤 이는 일 년 만에 10킬로그램을 감량하고, 누군가는 3년을 걸쳐 5킬로그램을 뺍니다. 우리는 늘 타인의 속도를 보며 내 속도를 가늠합니다. 그리고 그 비교 끝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리는 결론은 비슷합니다.


"남들은 정말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데 나는 너무 느리거나 게으른 것 같아서 속상하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저는 스스로를 사람의 마음에 씨앗을 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말 한마디, 어떤 작은 경험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속에 조용히 내려앉는 것. 그것이 제가 믿는 성장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가진 토양이 다릅니다. 살아온 시간이 다르고, 겪어온 일이 다르고, 지금 서 있는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씨앗은 일주일 만에 고개를 내밀고, 어떤 씨앗은 몇 달을 땅속에서 조용히 버팁니다. 반응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씨앗을 엎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 토양 안에서 각자의 속도로,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자라고 있는 중일 테니까요.


성장에는 눈에 보이는 부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SNS에서, 회사에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접하는 성장은 전부 가시적인 결과물입니다. 승진, 자격증, 몸무게, 통장 잔고. 이것들은 모두 숫자로 표현되고 비교되기 쉽습니다. 반면 한 사람이 실패를 소화하는 방식이 깊어지는 것, 타인의 감정을 이전보다 조금 더 섬세하게 읽게 되는 것,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한 박자 쉬는 법을 익히는 것 등 이런 성장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주 무시됩니다. 심지어 본인조차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도 합니다.


결과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떤 씨앗은 꽃을 피우고, 어떤 씨앗은 열매를 맺고, 어떤 씨앗은 뿌리만 깊이 뻗어 겉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각자는 자기만의 속도로 열심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속도를 재촉하거나 비교하는 것은, 씨앗에게 "왜 아직 꽃이 아니냐"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빠르게 가고 있지만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달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회가 정해놓은 레이스 트랙을 의심 없이 따라가며 30대 중반에 탈진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느리게 가고 있지만 자기 자신에게 솔직한 방향으로 걷고 있는 사람은, 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여도 실은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걷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나에게 맞는 성장의 속도를 찾는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를 얻고, 어떤 상황에서 소진되는지. 어떤 실패는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어떤 실패는 오랫동안 나를 잠식하는지. 이 질문들에 정직하게 답하다 보면, 내가 가야 할 속도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급함은 성장의 연료가 아닙니다. 단기적으로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람을 태워버립니다. 진짜 성장은 지속 가능한 속도에서 나옵니다. 내일도 걸을 수 있는 페이스. 지쳐서 멈추지 않아도 되는 리듬. 그것이 느리게 보일지라도, 결국 가장 멀리 가는 방법입니다.


늦은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속도로, 당신만의 토양 위에서 자라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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