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사의 리더십

1부. 상담사의 내적 리더십(나는 나를 어떻게 이끄는가?)

by 나검하랑

2. 내 감정이 먼저 올라왔을 때: 불안을 다루는 힘


저 사실 엄마가 너무 미워요. 근데 그런 말 하면 안 되잖아요.

내담자가 시선을 내리깔며 조용히 말합니다. 순간, 가슴 어딘가가 묵직해집니다.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고, 괜히 마음이 급해지기도 합니다. 어서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 말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상담사인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싶으면서도, 감정은 이미 올라와 있습니다.

그 순간, 당신은 그 감정을 어떻게 하셨나요.


역전이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담사가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증거입니다.

역전이란 내담자의 이야기나 태도가 상담사 자신의 감정을 건드릴 때 일어나는 반응입니다. 내담자가 부모에 대한 원망을 쏟아낼 때 나도 모르게 불편해지는 것, 지나치게 의존하는 내담자에게 피로감을 느끼는 것, 혹은 반대로 특정 내담자에게 유독 마음이 쓰이고 잘해주고 싶어지는 것.

이 모든 것이 역전이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경력과 상관없이 모든 상담사에게 일어납니다.


문제는 역전이 자체가 아닙니다.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그대로 상담 안으로 가져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내 감정이 올라온 것을 모른 채 내담자에게 반응하면, 그 순간 상담은 내담자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나의 감정을 처리하는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내담자는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못해도, 어딘가 어긋난 느낌을 받습니다. 상담실 안의 공기가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역전이를 관리한다는 것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내 안에서 무언가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먼저 알아채는 것입니다.

'아, 지금 나에게 무언가 반응이 일어나고 있구나.'

그 한 발짝의 거리가 생기는 순간, 감정에 끌려가는 것을 멈출 수 있습니다.

감정을 느끼되, 감정이 나를 운전하도록 두지 않는 것. 그것이 역전이 관리의 핵심입니다.


때로는 역전이가 내담자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이 내담자 앞에서 내가 유독 무기력함을 느낀다면, 내담자 역시 삶 속에서 그런 감정을 자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느끼는 답답함이, 내담자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역전이는 잘 들여다보면 내담자를 향한 지도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먼저 내 감정을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상담사에게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슈퍼비전이든, 개인 상담이든, 혹은 상담 후 잠시 혼자 앉아 오늘 내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든.

내 감정을 처리하는 공간 없이 계속 내담자의 감정만 받아내다 보면, 어느 순간 상담사 자신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역전이를 관리하는 것은 내담자를 잘 돕기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상담사 자신을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 감정이 먼저 올라왔다고 해서 나쁜 상담사가 아닙니다.

그 감정을 알아채고, 잠시 멈추고, 다시 내담자에게로 돌아오는 것.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당신은 조금씩 더 단단한 상담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Q. 상담 중 내 감정이 먼저 올라왔던 순간이 있었나요. 그때 어떤 감정이었고, 나는 그것을 어떻게 다뤘나요.


Q. 그 감정은 어디서 온 것 같나요. 내담자의 이야기가 나의 어떤 부분을 건드린 것일까요.


Q. 역전이를 알아채고 난 후, 나는 상담 안에서 어떻게 다시 내담자에게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나만의 방법을 적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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