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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Oct 22. 2019

쫄지말고 도전하라!

재능론은 이제 집어치워

7살 때부터 10년을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웠지만 나는 음대를 가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 음대에 갔다면 나의 인생이 달라졌을 거라며 음대를 잘 보내는 고등학교를 선택하지 않고 일반 고등학교를 선택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나를 제대로 음대의 길로 이끌어줄 만한 실력 있는 선생님이 없었다는 것으로 나는 음대에 가지 못한 것의 원인을 결정짓곤 했다. 또한 음대 갈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고 스스로를 규정짓곤 했었다. 나도 모르게 음대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게 되었다. 중학교 때까지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 친구들이 나와 다른 고등학교에 가서 현악기로 음대를 가는 것을 보고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악보도 제대로 보지 못하던 친구들이 틈새시장을 통해 비인기 악기를 선택해 음대를 갔을 때 사실 나는 얼마나 배가 아팠는지 모른다. 내가 피아노에 쏟은 수많은 시간이 너무 억울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우리는 흔히 음대 같은 곳은 선천적인 재능이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1만 시간의 재발견에서는 선척적 재능이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과 노력을 통해서 환경과 훈련이 갖춰지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천재들의 이면에는 상상 이상의 노력들이 있었고, 우리와는 조금 다른 훈련의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천재들의 노력은 보지 못한 채 그냥 복 받은 거라며 시기하고 질투했던 것이 미안했다. 



오해하면 앙~돼요!

1. 꾸준히만 하면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

꾸준히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올바른 연습을 충분한 기간에 걸쳐서 수행해야만 실력이 향상되고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적인 꾸준히만으로는 역부족이란 것이다. 


2. 대략 1만 시간을 노력하면 최고가 될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수준이 있다. 예를 들어서 '만족할 만한'수준과 '기계적으로 하는' 수준에 도달하는 정도와 프로의 경지는 엄연히 다르다. 


3. 남보다 더 열심히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생각 없이 하는 연습으로는 프로의 경지에 도달하기 힘들다. '목적의식 있는 연습'을 통해서 집중하며 나아가야 하고, 또한 계속해서 피드백을 받으면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깨달음으로써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야 한다. 열심히만 하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방법을 다르게 해야 하는데 이것은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넘어갈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일괄적인 방법으로만 무조건적인 노력을 한다면 비상상황에서 대비하는 힘이 약하고, 고난이나 한계를 마주하면 지치거나 무너지기 십상일 것이다.


4. 남보다 저게 연습하고도 천재가 될 수 있다?

적은 연습량만으로 전문가 수준에 도달한 천재는 없다. 탁월한 연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천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고, 그랜드 마스터가 되려면 지속적인 연습은 불가피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5. 무엇에든 무조건 1만 시간을 투자하라?

연습에 필요한 시간은 분야마다 다르다. 꼭 1만 시간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진 노력이 있어야만 전문가가 된다는 말이다. 방법이 올바른 지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고, 개개인이 갖고 있는 잠재능력에 대해서도 다르므로 무조건적으로 1만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맥락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뇌의 가소성

우리는 뇌에 대해서 과소평가하는데, 사실 뇌는 적응력을 갖고 있어서 훈련을 통해서 이전에는 없던 능력을 새로 만들어 낼 수 도 있고, 어떻게 훈련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결과의 크기와 모양이 결정된다. 뇌의 구조와 기능은 사용에 대한 반응으로 변화하는데 뇌의 가소성을 믿고 노력하는 사람과 '나는 이미 글렀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확연히 다를 것이다. 우선은 나 자신이 나를 믿고, 나의 뇌의 능력을 믿어줘야 한다. 또한 중년의 뇌는 어렸을 때보다 풍부한 경험으로 인해 더욱더 발전 가능성이 있으므로 '늙어서 안돼'라는 당장 집어넣길 부탁드린다.



7살 때부터 약 10년 동안 피아노를 치던 시절에 그렇게 잘 된 음악교육을 받았다고는 볼 수 없다. 시골 피아노 학원의 수준이 그렇고 그랬겠지만 그것도 더 문제는 자신감도 그리 많지 않았고, 죽을 만큼 제대로 된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열심히는 했지만 목적 있는 연습을 하지는 못했기에 어려운 곡에서 막힐 수밖에 없었고, 늘 레슨 받을 때 혼날까 봐 걱정이 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클래식과는 이별을 하고, 30살이 다 되어서 코드 반주를 할 일이 생겼다. 그러나 배운 적이 없었고 화성학에 대해서도 그다지 해박하지 않았다. 피아노를 10년을 치고도 어떻게 그러냐고? 시골 피아노 학원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 된다. 그냥 하농, 체르니, 소나티네 그런 것만 진도 나간 그런 학원이었을 뿐이다. 



어린 시절 꾸역꾸역 치던 시절과는 달리 나의 열망은 커졌고, 단기간 안에 해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봤다. 물론 그들은 다들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웬만한 피아노 전공자들보다 잘 치게 되었고, 악보를 보지는 못하는 아줌마들을 쉽게 가르치기도 했고, 현역에 있는 음악 교수를 가르치기도 했다. 음대 교수라고 해도 클래식만 잘 치지 코드 반주에 대한 감각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고, 이게 단순 지식적인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감정과 느낌이 중요한 작업이다 보니 그 기능이 탑재된 사람과 뻣뻣하게 기계적으로 치는 사람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더랬다.



특히 드럼, 일렉기타, 신디 2, 타악기와 함께 잼처럼 즉흥 연주할 때는 더욱더 센스가 필요하다. 체스 마스터들이 초보자들은 보지 못하는 숲을 보기도 하고, 나무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는 것처럼 단순히 약속한 코드로 천편일률적으로 치는 것이 아닌, 팀원들 간에 합이 잘 맞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능력은 1+1=2처럼 가르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감각이 있어야 했고, 눈치가 있어야 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과 즉흥연주를 하느냐에 따라서 답답할 때도 있었고, 너무너무 재밌었던 날도 있었다. 나도 모르는 주법이 쏟아져 나와서 녹음한 것을 듣고 '정말 내가 친 건가?'라고 생각한 날도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 그것은 그 상황에서만 나오는 것이므로 혼자서 아무리 연습한다고 나오지 않는다. 모든 악기의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나의 예상을 넘어 넘실대는 그런 날이 간혹 있었다. 정말이지 그런 날은 이 손으로 청소나 설거지가 아니라 계속해서 즉흥 연주만 하고 싶기도 했었다. 




의식적인 연습의 중요성

의식적인 연습으로 뇌의 신경 조직망이 바뀌어 고도로 전문화된 심적 표상을 만들 수 있고, 심적 표상으로 이해서 기억력, 패턴 인식 능력, 문제 해결 능력, 이외에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필요한 고도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심적 표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아갈 시간을 갖고 익숙해져야 한다. 의식적인 연습의 목표는 효과적인 심적 표상을 개발하는 것이고, 심적 표상은 '의식적인 연습'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자신이 어디에서 실수를 하는지,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어려운 부분이 어디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날 때 발달된 심적 표상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학 문제도 틀렸던 것이 또 틀리기 쉬운 것처럼 즉흥 연주할 때도 안 맞는 부분은 계속 안 맞는 경우가 많았다. 빠른 곡에 취약한 사람도 있었고, 느린 곡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박자가 쳐지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조언을 해줘도 고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었던 반면, 자존심 상해하며 다음부터는 안 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여럿 봤다. 자신의 심적 표상을 발전시키고 다듬는 사람은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만족할 만한 수준에만 머물고만 말 것이다.


즉흥 연주할 때 나도 모르게 주법이 나온다고 했지만, 사실 이것은 혼자의 연습이 받쳐줬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혼자의 연습이 되지도 않은 사람이 즉흥연주를 밴드와 같이 하는 것은 무리다. 박자를 망치기 쉬우며, 다른 연주자들에게도 한숨을 추가할 수 있다. 악보를 보지 않고도 곡을 소화해야 하고, 또한 노래와 멘트까지 하면서 연주해야 했다. 곡이 완전히 손에 익숙하지 않으면 동시다발적인 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꼬여서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고 마는 것은 보나 마나 뻔하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엔 굳은살이 늘 배겨있었고, 목도 금방 쉬었었지만 특정 기간에만 만나는 합주자들에게 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곡에 대한 소화와 준비와 연습은 필수적이었다. 




누구나 최고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컴포트 존에서 나오고,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올바른 연습을 한다면 우리는 자신의 잠재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무조건적으로 같은 일을 반복하거나, 열심히 노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을 수정해나가는 사람이 최고가 될 수 있는 법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진행하는 사람이 정말 프로라고 할 수 있는데 갑자기 멀쩡하던 전기가 나가서 악기나 마이크가 먹통이 되거나, 스크린에 오류가 생겨서 가사나 화면이 뜨지 않은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했었다. 이때 얼굴이 빨갛게 되면서 거의 울먹거리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서든 헤쳐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앞에 있는 사람은 당장 뭘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최대한 상황을 지속시키고, 뒤에 있는 스텝들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서 해결하거나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다면 어쩔 수 없다는 신호를 줘서 그냥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베스트다. 말이 쉽지 직접 겪어보면 온몸에 땀이 흐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갑작스러운 이런 상황을 더 좋게 평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카펠라처럼 분위기가 바뀌거나 색다른 분위기가 조성됨으로써 더 큰 감동을 받았다는 피드백들이 나오기도 했다. 앞에 있는 사람은 땀으로 범벅되고, 쓰러질 것 같을지라도.




3M 아니고 3F

학생이 자신만의 심적 표상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제대로 된 피드백을 해 줄 수 있는 교사는 너무 중요하지만 교사 없이 효과적인 연습을 하려면 3F(집중 Focus, 피드백 Feedback, 수정 Fix it)이 중요하다. 또한 무심하게 반복하는 것이 아닌 목적의식 있는 연습에 집중하고 몰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문가의 능력을 모방하려 노력하고, 실패하면 실패한 이유를 밝히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계속할 이유를 강화'하거나 '그만둘 이유를 약화'시켜야 한다. 전적으로 연습을 위한 시간을 떼어두고, 훈련을 방해하는 것들을 찾아내고 그것들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환경설정의 중요성은 입 아프도록 강요해도 부족함이 없다. 또한 내가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믿음 또한 핵심 요소이다. 외부적 동기부여를 위해 나를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는 것은 아주 현명한 방법이며, 나는 이미 공동체의 힘을 여러 차례 경험했음을 설명했으니 고민할 것 없이 나에게 맞는 단체에 들어가면 나의 능력 이상의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선천적 재능에 매몰되지 말자

인간의 능력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타고난 자질은 생각하는 것보다 적은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못된 생각의 오류에 많이 빠져있다. 연습과 재능이 싸우면 여러 재능면에서 초기에 유리했던 사람들이 아닌 연습을 많이 하는 사람이 승리하게 되어있다. 혹여라도 재능 없다는 꼬리말로 가능성을 짓밟지는 말자. 교사와 부모의 지지와 격려와 칭찬은 그 아이안의 잠재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으므로 섣불리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지 않도록 하자.


계속해서 시도하고, 실패를 맛보더라도 피드백을 받고,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서 재시도를 할 때 심적 표상이 개발될 것이고, 한 영역에서라도 효과적인 심적 표상을 개발하면 그것의 시너지로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력이 끼치므로 작은 성공을 맛보게 해 주듯이 어느 영역에서라도 심적 표상을 개발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어렸을 때 경험했던 피아노 반주와 지휘, 연주회 등의 경험 그리고 6년 내내 쓴 일기, 글짓기 대회나 미술대회의 입상 등의 경험은 알게 모르게 나에게 힘을 주었다. 아주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나는 무슨 일이든 잘 해낼 자신감과 꾸준히 할 자신은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294일째 데일리 리포트를 쓰고 있고, 77일 동안 쉬지 않고 운동을 했으며, 브런치에도 매일 글을 올리고 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삶을 통제하길 원하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하는 도전을 즐기기를 원한다. 성장욕구가 있는 인간은 자기 계발을 할 때 의욕이 넘치고 만족감이 충만하다. 선천적인 재능이라는 시대착오적 사고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것에도 과감히 도전해봄으로써 새로움을 경험해보자. 체력장 할 때 외에는 뛰어본 기억이 없는 나는 이제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경험에 도전할 것이다. 그것이 마라톤 5km가 되었든, 10km로가 되었든 나는 달리는 사람으로서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타고난 재능론에 휩싸여 제한하지 말고, 연습의 효과를 이미 체험한 만큼 무엇이든지 도전해보는 우리가 되어보자. 실패하면 어떤가? 또다시 도전하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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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런스 전문가이자 청소년지도자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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