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하다. 그렇게 하고 싶었고, 1년을 기다려왔는데(여러 가지 여건이 안되니 1년에 한 번 밖에 못 나오는 다이버다ㅠㅠ) 오전에 연속으로 2번 하는 다이빙과 달리 점심을 먹으러 들어왔다가 2시에 출발하는 다이빙은 그렇게 귀찮을 수가 없다. 마치 서울에서 헬스장을 갈까 말까를 반복해서 고민하는 나의 모습이 해외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아침에는 뽀송한 래시가드와 다이빙 슈트를 입지만, 점심 먹고 딱 1시간 쉬었다가 나가는 오후 다이빙에는 축축한 다이빙 슈트를 입어야 한다. 한국보다야 당연히 따뜻한 날씨이고, 수온도 높다고 하지만 나이가 들었는지 이번에는 추위를 타서 출수하자마자 방풍재킷을 입지 않으면 이빨 부딪히는 소리가 날 정도였다. (물론 젊은 친구들은 비키니만 입은 채 배 위에서 선탠을 하기도 하더라만... 난 햇빛 알레르기로 고생한 적이 있어서 틈새 없이 다 싸매고 이동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등과 발목은 탔지만 말이다)
밖에서 점심을 먹고, 그대로 썬배드에 누워 얼굴만 가리고 햇빛에 젖은 래시가드와 몸을 말리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후딱 숙소로 들어와서 래시가드를 헹궈서 탈수시켜 베란다 건조대에 널어놓는다. 딱 1시간밖에 없으므로 스피드가 생명이다. 다행히 습하지 않고, 온도가 따뜻해서 1시간이어도 어느 정도 뽀송한 래시가드를 입을 수 있다. 그렇게 대충 빨래를 해결하고 초스피드로 씻은 후 이불속에 몸을 파묻는다. 그리곤 스르륵 잠이 들거나, 핸드폰으로 유투브를 보며 멍을 때린다. 바닷속에서는 이것저것 구경하느냐고 너무너무 재밌었지만 출수 후 덜덜 떨던 몸을 진정시키며 쉬는 그 시간이 정말이지 요즘 말로 개꿀이다ㅋㅋ
2명이서 총 6일 동안 하루 3번씩 다이빙을 하니 18번의 다이빙을 하는 것이고, 나이가 있다 보니 강행군은 자제하는 편이라서 도착과 출발 전에는 숙소에서 쉬는 편이다. 이런저런 비용까지 합하면 내 기준에서는 꽤나 큰 투자나 마찬가지인데도 불구하고, '아 그냥 쉴까?' '아 한번 스킵할까?'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물론 아픈 환자들 빼고는 이런 이유로 오후 다이빙을 나가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다들 어렵게 일정을 빼서 온 것이고, 한 번이라도 더 하려고 하지 덜 하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귀차니즘에 결과는 정해져 있는 마음속의 싸움을 반복하고 만다.
그러다가 집합 10분 전에 미친 사람처럼 초스피드로 이를 닦고, 다시 래시가드를 챙겨 입고, 할 수 없이 축축한 다이빙 슈트를 반만 입은 채 (어떻게서든 상반신이라도 뽀송하게 있고 싶다는 집념으로 입수하기 직전에 팔을 끼운다 ㅋㅋ) 방카를 타고 출발한다. 그렇게 귀찮다가도 바닷속에 들어가서 진짜 큰 곰치, 얘가 정말 화석인가 물고기인가 싶은 프로그피시, 빠른 만티스 쉬림프 등을 보고 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도 달리기를 하던지, 헬스장을 가던지, 뭔가 끊어놓은 운동을 매일 간다는 것이 쉽지 않듯이 마인드와 체력을 잘 컨트롤해서 장기간 다이빙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고 했을 때 찾아오는 쾌감은 직접 해보지 않고는 알 수가 없다. 절대로. 간접경험이 아닌 직접 내가 겪어봐야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세상에 너무 많으므로 책을 넘어 그것이 나의 몸에 체화하려면 유혹을 이겨내야 하고, 귀차니즘을 극복해야만 한다. 그래야 진짜 내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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