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도 남들처럼 TV, TV 장식장, 침대, 소파, 화장대, 컴퓨터, 오디오, 양문냉장고, 전자레인지, 미니오븐 등이 있었다. 그런데 결혼 10년 차가 넘어가니 하나둘씩 망가지기 시작했다. 마침 내가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원래 물욕이 별로 없는 남편도 특별히 반대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과감해지기로 했다. 이사를 계기로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는 망가져가는 소파와 침대 안녕...
모니터 겸용으로라도 쓰려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안되게 액정이 망가진 TV도 안녕...
AS를 받아도 자꾸만 물이 새는 양문 냉장고도 안녕...
음악은 커녕 사용하지 않았던 오디오도 안녕...
그 밖의 여러 가지 사용하지 않은 살림들도 당근 마켓으로 입양을 보냈다.
저렴한 가격에 동네 주민들과 직거래하는게 번거롭기도 했지만, ㅇㅇ나라보다는 거래 성공 확률이 확실히 높았고, 다들 고마워하며 가져가시므로 뿌듯하기도 했다.
TV와 쇼파가 없는 우리 집 거실.
멀쩡한데 버린 건 하나도 없었다. 수명을 다한 것은 과감히 처분하고 이사 후에 필요성이 느껴지면 그때 사도 늦지 않다고 결정했고, 멀쩡한데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중고거래를 통해 대거 처분을 한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2.5톤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비교적 미니멀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사 온 지 어느덧 1년이 조금 지났는데 지금도 TV와 침대, 소파 없이도 잘 살고 있다.
(빨래건조기, 스타일러, 정수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캡슐커피머신 등은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정수기가 없어도 괜찮은 삶_ 작두콩 차 끓여마시기
TV가 없어지니 자동으로 셋톱박스가 없어도 되었다. 게다가 새로 이사 온 아파트는 어플에서 조명, 콘센트, 보일러 등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대기전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즉시 끌 수 있는 점이 편했다. 이렇게 미니멀 라이프를 강행하고 나서 달라진 점은 뭐가 있을까?
첫째, 청소가 편하다.
물건이 많으면 심적으로 정리에 대한 부담감이 늘 짓누르는데 물건이 별로 없으니 좋다.
둘째, 전기요금이 줄었다.
TV와 셋톱박스, 양문냉장고등 큰 가전제품이 빠져서 그런지 확 줄었다.
셋째, 작은 것으로도 괜찮다.
쓸 때만 잠깐씩 키는 오래된 노트북이라 오히려 좋다. 넋 놓고 TV만 보는 주말은 끔찍하므로.
또 아파트에 옵션으로 달려있는 작은 냉장고(기존에 뚜껑식 김치냉장고는 아직 있다)가 용량이 작은데, 작기때문에 냉장고에 많이 넣을 수가 없다. 장도 그때그때 보는 이유가 보관할 장소가 협소하기때문이다. 예전에는 늘있던 냉동식품 등은 자연스럽게 못 산다. 냉동실은 더 작아서 자리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안 쓰는 형광등 끄기 대마왕이었던 나는, 지금도 대기전력은 되도록 차단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안 쓰는 충전기는 그냥 두지 않고 바로 빼고, 사용하지 않는 방의 형광등은 켜놓지 않으며, 외출할 때는 와이파이도 끄고 나간다. 전기료를 200 kWh 이하로 쓰면 4,000원이 공제되는데 나는 이게 그렇게 좋다. 이번 달에도 조금은 지구에게 보탬이 되도록 아껴 썼구나 하는 뿌듯함과 함께 관리비 절감까지 덤으로^^
200 kwh 이하로 사용 시 할인 금액
누군가에게는 별거 아닌 4,000원이겠지만, 나에게는 4만 원 이상의 기쁨을 안겨주는 할인금액이다. 이것을 계기로 수도요금, 도시가스요금도 더 줄이고 싶게 되었고, 줄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함께 사는 가족에게 불편을 주어서는 안 되겠지만, 쓰지도 않는 것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 절약할 수 있는 부분에서 절약하는 것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을 넘어서 환경에도 이롭다고 생각하기에 나의 미니멀 라이프는 계속될 것 같다. 쭈욱~~~!
결혼 12년 차 동안 소소하게 모아 온 절약 팁들을 알고 싶으시다면, 라이킷과 댓글 g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