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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Mar 12. 2020

편지를 쓰레기통에 버리세요

feat. 링컨

링컨은 동료에게 화가 나면 'hot' 편지라 칭한 것을 쓰면서 글로써 분노를 토해냈다. 분노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명확한 눈으로 분석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감정에 휩싸이지 않으며, 실수하지 않도록 글로써 통제한 것이다. 


어느 날 스탠턴이 격분한 채 장군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것을 본 링컨은 "편지로 써서 질책하면 어떻겠습니까?"라는 제안을 했다. 스탠턴이 편지를 쓴 후 링컨에게 읽어주자 링컨은 "멋진 편지입니다! 스탠턴 장관, 이제 그 편지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스탠턴은 "보내야죠!"라고 대답했다. 



링컨은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쓰레기통에 버리세요"라고 말했다. 스탠턴은 편지를 쓰는 데 이틀이나 걸렸다며 어떻게 버리라고 할 수 있냐는듯한 표정으로 링컨을 바라봤다. 그러자 또 링컨이 대답한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기분이 훨씬 좋아졌고요. 그럼 된 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편지를 쓰레기통에 버리라는 겁니다" 스탠펀은 잠시 투덜거렸지만 결국 편지를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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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고 있는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p.394-395에 나오는 내용이다. 딱 2페이지의 내용이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 (혹시라도 1장만 읽고 어떻게 글을 써? 라는 의문을 갖고 계신 분이 계실까봐 오늘은 이 글을 써본다)  감정적인 사람들은 감정에 민감해서 더 잘 표현하기도 하고, 더 잘 느끼기도 하지만 또 그것 때문에 많은 실수를 저지를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물론 감정적인 것이 약하고 대신 논리적인 측면이 강한 사람들은 공감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충분히 풍부하게 느끼지 못하는 약점도 갖고 있다. 어느 한쪽이 좋고 나쁘고는 없다고 누누이 강조하는 바이다. 



아직 읽어나가는 중이어서 4명 대통령의 디퍼런스(성향)를 다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대충의 색깔들은 느껴진다. 링컨은 다른 인물들에 비해서 더욱더 신중하고, 글의 힘을 잘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소 감정적인 면이 있어서 우울증이 곧잘 찾아오기도 했지만 그만큼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읽고, 또한 그 감정에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스스로가 글로써 자신을 관리한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다. 



글의 힘이 대단한 것은 직접 써본 사람만이 안다. 써보지 않은 사람들은 느껴보지 않았으니 아쉬울 뿐이다. 꾸준히 쓰고, 지속해서 썼을 때 내 안의 것들이 정리가 되고,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차분함이 생기며, 또한 의욕이 없다가도 다시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도 일으켜주는 등  여러 가지 힘을 갖고 있는 것이 글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글을 쓰지 않을까?




일단 학창시절에 글을 쓴다고 썼지만 재미를 느끼지 못한 채 그냥 숙제를 제출하기 위해 썼었기 때문에 아직 글의 맛을 모르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잘 쓰는 사람과 비교를 하거나, 나의 수준을 창피하게 여기기 때문에 쓰지 못하는 것인데 나는 내가 이것을 극복한 것은 아주 단순하다. 어차피 나는 배운 적이 없고, 쓴 지 얼마 안 되었으니 못쓴다고 해도 창피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니 심플했다혹시라도 피드백이 들어오면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물론 피드백을 주는 사람도 좋은 마음으로 줘야 한다. 공격하기 위한 피드백은 사절한다) 




내가 국문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나한테 뭘 바란다는 말인가?라는 마인드로 난 그냥 철판을 깔았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한다. "어떻게 그렇게 단톡방에 글을 막 공유하세요? 민망하지 않으세요?" 사실 이것도 똑같은 맥락이다. 책을 읽은 지 십수 년이 된 것도 아니고, 초보자인데 뭐 어때?라는 약간의 뻔뻔한 마음으로 공유를 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내 글을 읽어주지 않으면 글을 쓸 맛이 안 나니까 함께 글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가 큰 것이지 나의 실력이나 나의 글발을 신경 쓰다 보면 나는 평생 단독방에 공유는커녕 공개 SNS에도 글을 올리지 못할 것이다.




handal에서 [반달 쓰기]가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기존의 [한달쓰기]와 기간의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 달 쓰기는 팀별로 배정이 되고, 함께 응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혹시라도 연속해서 안 쓰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쓸 수 있도록 챙기기도 하면서 동료들과 함께하는 힘으로 한 달 동안 글쓰기 근육을 늘리는 형태였다. 사실 처음 글을 지속적으로 쓰는데 함께의 힘은 생각보다 엄청 대단하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배우기도 하고, 모방을 해보기도 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서 다른 사람들이 다 하면, 나도 하게 되어있다. 모두가 다 하는데 혼자서만 꿋꿋하게 안 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것과 달리 [반달쓰기]는 팀 배정이 없었다. 많은 인원수가 한 공간에서 매일 자유 분량, 자유주제로 글을 써서 인증하는 시스템이었는데 다만 약속한 시간을 초과하거나, 올바른 방법으로 인증을 하지 않았거나, 오직 인증만을 위한 글일 경우에는 바로 밴드에서 탈퇴되는 시스템이었다. 가혹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적은 스텝이 많은 인원을 언제까지 케어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우리는 모두가 성인학습자이기에 자발적으로 들어온 모임이므로 스스로가 약속을 지킬 것인지를 지켜보게 되었다.




씽큐베이션, 매일 글쓰기, 한달쓰기를 하면서 댓글을 다는 것에 익숙해져서 나도 모르게 댓글을 달려고 하다가도 반달 쓰기의 취지와는 맞지 않기에, 이모티콘 정도만 남기면서 우리는 의도된 불친절을 파일럿 기간 동안 보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분들이 열흘 동안 글을 쓰고 인증하셨뿐만 아니라 지속하는 만족감과 더불어 글 앞에서 솔직해진다는 고백을 하셨다. 당연한 결과이긴 하지만 환경설정만 해줘도 우리는 할 수 있는 존재들이구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론 자발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서 오신 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쨌든 이렇게 매일 쓰다 보면 계속 쓰고 싶고, 쓸 말이 없다가도 생기고,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들이 글감으로 떠오르는 등의 경험들을 하실 것이다. 이러면서 우리는 글 쓰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그래서 나는 휴가를 가서 멈추지 않고 글을 쓴 것이다. 꼭 미션을 해내야지!라는 마음으로만 지속하지는 않았다. 그냥 글을 쓰는 그 시간이 행복하고, 온전히 몰입하는 내가 좋았던 것이다. 




어떤 게 잘 쓴 글이고, 어떤 게 훌륭한 글이고... 그것을 따지기 이전에 내가 글 쓰는 재미에 빠졌으면 좋겠다. 좀 부족하면 어떤가? 꼭 평가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이렇게 한 달을 몇십 번 반복했을 때 실력이 당연히 늘지, 줄어들겠는가? (한 달 해보고 실력 안는다고 하면 곤란하다. 평생을 글 안 쓰고 살았으면서 갑자기 잘 쓰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욕심) 




너무 남의 평가에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책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 물론 수준은 모두가 다 다를 것이다. 벽돌 책을 깨고 싶다면 그 책만 후벼파는 것도 좋고, 집에 사놓고 방치해놓은 책들을 볼 때마다 뭔가 아쉬웠다면 이번 기회에 독서와 글쓰기 두 마리를 잡아보는 것이다. (나는 초기  독서 다짐이 집에 있는 책들을 다 읽어치우자였다) 어떤 책을 읽던지, 얼마큼을 읽던지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는 나의 길을 가면 된다. 옆 사람을 보고 배우는 것은 좋지만 비교하고 경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성장을 하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혹시 아직 어떤 팀에 들어갈 지 고민이시라면, input과 output 둘다를 잡을 수 있는 [한달서평]에 오시라고 유혹하는 중이다. 독서와 글쓰기뿐만 아니라 필사, 운동, 데일리리포트 이 모든것을 습관으로 체계화 한 나는 성향에 맞게 그 습관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이다. (물론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리더의 넛지와 성향별 맞춤 제안도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분은 [한달서평]으로 놀러오시기를~~~!!!








www.site.handal.us

한달 5기 모집: 3.10~3.13 14:59

한달 5기 진행: 3.15~4.14


반달2기 모집: 3.10~3.13 14:59

반달2기 진행: 3.1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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