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의 이로움
30여년이 된 친정집이 이사를 가게 되었다. 언젠가는 이사를 가실 줄 알았지만 갑자기 후다닥 이루어진 계약에 어리둥절 하기도 했고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다. 사실 오래된 구옥은 살림하는 여자 입장에서 정말 NG이다. 그렇게 불편하고 불만이 많았던 집이었는데... 이사를 다 하고 나서 빈집을 들어가봤을 때 뭔가 만감이 교차했다. 나의 젊은 시절이 회상이 되기도 했고, 그곳에서 함께 살았던 외할머니 생각도 나고,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서 사는 형제들도 생각나고, 언제나 팔팔할것 같은 부모님은 점점 연약한 노인이 되어가고 있고, 나 또한 어느덧 나이가 이렇게 먹었는가 싶고 말이다.
막상 이사할때는 시험기간이라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빈집에 조용히 혼자 가보았다. 다행히 비밀번호도 그대로 였고 아직 아무도 살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만감이 교차하는 옛날집을 보고 새로운 친정집에 왔는데 거실에 상자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초등학교 6년의 나의 일기장 들이었다. 나는 약간은 극성스러운 엄마 덕분에(?) 6년내내 일기를 써야했고, 일기를 쓰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했다. 방학숙제나 선생님이 쓰라고 할 때만 쓴게 아니라 6년내내 일기를 써야해서 정말 괴로운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어차피 반항해봤자 통하지 않을것을 알았기에 후딱 쓰고 편하게 쉬는 편을 선택해서 나는 그렇게 6년간 일기를 지속해서 쓰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위에 언니, 오빠에게는 이런 압박이 전혀 없었고, 또 그때는 엄마가 케어할 시간적 여유도 없으셨기에 막내딸인 나에게 뭔가 기대와 압박이 동시에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지겨운 6년간의 일기 덕분인지 글짓기 대회 같은곳에 줄곧 나갔고 상도 솔찬히 탔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도 친구들과 교환일기를 쓰거나, 좋아하는 남자친구들에게 편지를 써서 전달하는것이 전혀 어렵지 않은것을 보면 정말 꾸준한 글쓰기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음에 분명하다. 상자속의 일기장은 생각보다 너무 보관상태가 좋았고, 하물며 글씨도 지금보다 괜찮은? 상태였다.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눌러쓴것이 인상 깊었고, 내용도 다채로워서 혼자 훑어보면서 피식 웃음이 났다. 언제 시간이 있는날 조금 더 찬찬히 살펴볼 생각이다.
사실 독서의 세계에 늦게 입문한 나는 젊은날에 다독을 하지 않고 뭐했지? 라는 후회가 늘 있었다. 그런데 뒤돌아보면 나는 일기를 오래 썼고, 성경책을 계속 읽고 큐티를 하면서 알게모르게 훈련을 해왔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물론 전문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은적이 없으므로 앞으로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배울 생각이다) 아무튼 뭔가를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것이 나의 성향의 영향도 있겠지만 어렸을때부터 시작된 습관으로 인한 것임을 부인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렸을때 내가 일기를 쓰면서 '이게 다 도움이 될것이다' 라고 생각했을까? 전혀 아니다. 사실 억지로 한 날이 더 많았을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때까지 훈련이 된 것임에는 틀림없다는것이다. 우리가 말로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싶고, 마음만 먹으면 그게 금방 내것이 될 것 같지 말하지만 어디 그게 그런가?? 실패해도 시도하고, 고비가 있어도 넘기며 어느정도 시간의 임계점을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를 다니며, 살림을 하며, 학교 수업을 병행하며 매일 글을 쓴다는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혼자 하는것은 너무 힘들지만 함께하면 신기하게도 거뜬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들이기에 이런 효과를 충분히 활용했으면 좋겠다. 드러내는 글쓰기, 남들과 함께 하는 챌린지를 통해 매일 쓰지 않으면 이상한 느낌이 들고, 시간이 남으면 자연스럽게 손이 책으로 가는 현상을 직접 체험해 본 사람과 머리로만 간접경험으로만 아는 사람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한달 10기 모집의 마지막 날이다.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우리는 시작하지 못한다. 마음의감동이 왔을 때 시도하는 자가 용감한 자이고, 이렇게 시작해서 지속하는 자가 성공할 것이다. 변화하고 싶다면, 지금의 상황에서 조금 더 긍정적으로 살고 싶다면, 성장하고 싶다면, 우리는 읽고 써야 한다. 그것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복잡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하고, 기본에 충실히 하다보면 어떤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감정의 흔들림으로 매일 머리를 쥐어뜯는다고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것을 나 또한 경험했다. 글을 씀으로써 나를 3인칭 관점으로도 볼 수 있어야하고, 책을 읽음으로써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나만 정답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라고 하면 왠지 특이한 사람들만의 취미라고 생각하거나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지만 정말 최적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자기계발 영역이며, 조금 더 업글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한다면 이보다 잼있는 일이 없는데 수박 겉핥기로 하거나, 나와 맞지 않는 책만을 골라본 채 포기한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나와 결이 맞는 책을 찾기까지, 나를 온전히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을때까지 우리는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그리고 일평생 나에 대한 글을 나만이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지속해야 한다. 이 행위에 동참하기 원하시는 분은 아래로 신청 궈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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