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ANDAL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뮨 Dec 20. 2020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별건가


한달어스(https://www.handal.us/)에서는 리더이고 주최자지만 다른 곳에서 수업을 들을 때는 나는 평범한 학생이거나 참여자이다. 개인적으로는 사회복지 실습이 끝났지만 수업은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원래는 강의실에서 모여서 수업을 들어야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두 온라인으로 바뀌게 되었고, 진행하시는 교수님도 유튜브로 하시는 것은 처음이라 서투르시기도 했다. 지난번 수업에 이어서 오늘도 뭔가 유튜브에 문제가 생겼고, 접속에만 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원활하지 않았지만 다들 웃으며 시작하게 되었다.



누군가는 실습을 마친 상태이고, 누군가는 코로나로 인해 실습을 시작도 못한 상황에서 중간보고서 소감문을 제출한 사람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오늘 수업이 진행되었는데 이번에는 PPT 화면이 띄워지지 않아 애를 먹고 계셨다. 나의 소감문을 읽어주시며 사례를 소개해주셨는데 내가 참고자료로 보낸 PPT 화면이 띄워지지 않으시자 또 당황하시던 교수님은 직접 스피커 폰으로 사례를 들어보면 어떻게냐고 재치를 발휘하셔서 나에게 갑자기 전화를 하시게 되었다. 



전혀 예정에 없었던 일이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전화를 받게 되었고, 마치 라디오 사연이 연결된 것처럼 얘기를 해나갔다. PPT 화면이 보이지 않았기에 전화상으로 실습에서 느꼈던 점들을 나누게 되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한달어스를 하면서 해보지 않은 경험들을 너무 많이 해보고 있다. 일단 "카카오톡 라이브"를 처음 접해봤는데 처음에는 10분도 길게 느껴지더니 요즘은 했다 하면 1시간이 넘어갈 정도로 혼자 잘 떠든다. 요즘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활용하는데 일단 카카오톡 라이브와 달리 저장이 되는 점이 좋고(실시간으로 못 듣는 분들은 나중에 들으실 수 있으니 좋다) 많은 인원이 제한 없이 들을 수 있어서 2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나로서는 카카오톡 라이브보다 인스타그램 라이브가 더 편하다. 노션, 슬랙을 사용해 본 것도 좋은 경험이 되었고 다른 리더님들을 통해 배우는 것이 참 많은 한달어스이다. 



수십 명에게 댓글을 달기도 하고, 카톡에 공지를 남기기도 하고, 채팅창 관리를 하다 보니 외부에서 낯선 사람들과 수업을 들을 때도 당연히 적극적인 자세로 댓글을 남게 된다. (어떻게 보면 직업병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지만) 분위기가 그 수업을 좌우하므로 선한 댓글을 남기기 시작하면 훈훈하고 좋게 마무리가 된다. 오늘도 나는 유튜브에 익숙하지 않으신 교수님께 개인 카톡으로 어떤 상황인지를 인지시켜드리고 (유튜브 방이 2개 생겼고, 다른 방에서 학생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곤혹해하시는 상황이었다 ㅋㅋ) 기꺼이 전화연결에 응해서 마치 라디오 사연 당첨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소감 발표를 했고, 카톡방에서도 최대한 다른 사람들 이야기에 호응하면서 2시간의 수업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내가 만약 일반적이고 일방적인 학생이기만 했다면 어땠을까? 

'뭐야 왜 준비도 없이 수업을 그렇게 하시는 거지?' '직원들은 뭘 하길래 이렇게 백업도 안 하지?'등 까칠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직접 리더로 여러 가지를 해보니 처음 시도해보는 것들은 어려운 점이 많더라는. 잘하고 싶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는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있기도 하기에 나 스스로가 이해의 폭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쉬는 시간 이후 2교시에 PPT를 공유하시는 법을 터득하신 교수님은 나의 PPT를 띄워주셔서 모두가 볼 수 있었고, 별로 호응이 없는 30여 명중에서 열심히 호응을 한 나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고 하셨다. 사실 나도 리더로서 호응이 없을 때 제일 난감하고 힘들기에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호응을 하게 된다. 30일 동안 죽어라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모로 사람이 되어가는데 도움을 받는 한달어스라고 할 수 있겠다. 한달어스에 참여하고 있는 한달러들도 단지 글 쓰기 실력만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의 방법과 말 한마디를 해도 쎈스와 공감능력을 장착하시기를 바라본다.


https://www.handal.us/


매거진의 이전글 1일 1글의 비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