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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Mar 31. 2021

너의 이름은

영화 제목 아니고 돈의 이름

돈에 이름이 있을까? 

금액이 같으면 다 똑같은 돈일까?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좀 다르게 느껴진다. 표면적으로나 가격적으로는 같은 값어치이지만 사실 돈이 갖고 있는 의미는 뭔가 다른 것 같다. 가끔 예상치 못한 순간에 띵동 하고 오는 반가운 문자가 있다.





 

사랑해요! 에코 마일리지 3만 점!! 





이것은 아무나 획득할 수 없는 에코마일리지다. 

다른 사람들보다 에너지를 절약했을 때 주는 것인데 여러 가지 포인트로 변환도 가능하고 현금으로도 가능하니 가히 개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종국의 아버지처럼 아끼는 건 아니지만(그분은 큰 거에 휴지 몇 칸, 물도 몇 번에 한번 내릴 정도로 평민이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ㅋ) 그래도 전기 보이는 족족 끄고 다니고 콘센트를 뽑는 게 무의식적으로 세팅되어 있는 나님이시다.


TV가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출근할 때는 인터넷 코드도 뽑아놓고 출근한다. 집에 없는 동안 와이파이가 필요하지 않으니 말이다. 아침저녁으로 운동을 하니 헬스장에서 씻는 게 해결되기 때문에 설거지할 때나 물을 쓴다. 예전 집에서는 설거지할 때 발 페달이 있어 더 편하긴 했는데 지금은 없으니 최대한 거품 낼 때는 물을 꺼놓고, 헹굴 때는 크기별로 쌓아놓은 뒤 신속하게 실시한다. 탑처럼 그릇을 쌓아놓고 헹굼을 하면 큰 접시들은 이미 물의 혜택을 많이 받은 상태라서 본격적으로 헹굴 때 더욱더 용이하다 (아니 뭐 이렇게 복잡하게 살아?라고 물으실 수도 있지만 나에겐 복잡한 게 아니라 그냥 자동 세팅되어 있는 습관 중의 하나일 뿐이다)




궁상이 아닙니다. 기쁨입니다

무선 청소기와 무선 물걸레도 있지만 매번 사용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머리카락이 많이 떨어지니 이것은 테이프 클리너로 제거하고, 또 가끔은 정전기 청소포로 먼지를 제거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날은 무선청소기와 물걸레 청소기를 사용하지만 되도록 전기를 남발하지 않고, 더러움의 척도에 따라 청소 도구를 다르게 사용한다. (아니 그냥 청소기로 밀면 되잖아?라고 또 물으시겠지만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직장인으로서 시끄러운 청소기 소리를 자제하는 것도 있고, 전기를 펑펑 쓰지 않는 것도 있으며, 도구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도 있다)




에너지는 유한하다

돈 몇 푼 더 내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잖아!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실 지구를 빌려 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나만 생각하거나, 나만 아니면 돼!!라고 생각하니 그냥 막 쓰게 되는 것인데 점점 더 자연재해가 심각해지고, 유한한 에너지가 고갈되고, 언젠가는 쓸 것이 없을 때가 올 수도 있기에 빌려 쓰는 입장에서 조금씩이라도 아끼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에도 아끼는 것이다. 



습관은 무섭다

디퍼런스(www.differencekorea.com)에서 이런 사람을 족인 이라고 부르는데 잘 아끼거나, 본인이 힘들게 아낀 것을 누군가에게 후원을 해주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된다. 타고나는 것도 있고, 옆에서 보고 자라거나, 자라온 환경 속에서 가난을 경험했거나, 또 가치 있게 돈을 쓰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이런 향상이 더욱더 나타난다. 어려서부터 가난한 시골에서 자랐고, 돈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랐지만 부모님과 형제들을 포함해서 내가 제일 족인의 특성이 강한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집이 아닌 헬스장에서 아무런 코드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멀티탭에 on 버튼이 눌러져 있으면 SSG 가서 끈다. 내 머리보다 손이 먼저 간다. 



어떨 때 행복한가

누군가는 타인에게 뭔가를 쏠 때 행복하기도 하고, 또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살 때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반면에 나는 이렇게 아끼고 모으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우리는 이렇게 다 다르다. 그것을 틀렸다고 말하기보다는 서로를 존중하며 '아~ 너는 그렇구나'라고 이해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일 것이다. 예전의 나는 다른 모습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다면 디퍼런스(www.differencekorea.com)를 공부하고 나서는 이해의 폭이 커짐으로써 포용력이 넓어진 것이 나에게 가장 큰 혜택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 배워야 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성찰하면서 나의 모난 부분을 다듬어가고, 어제보다 더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의 모습은 서로 할퀴고 헐뜯기 바쁠 것이다. 이해하고, 포용하고, 수용하는 것이 더욱더 용이해지기 위해 나는 오늘도 디퍼런스연구소에 출근해서 기획을 하고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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