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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Sep 27. 2019

어떻게 더 많이 나올 수가 있죠?

제발 좀 아껴주세요

30일 글쓰기는 매일 아침 6시에 그날의 주제가 공개됩니다. 그래서 주어진 주제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이지요. 혼자 제약 없이 글을 쓸 때는 생각지도 못한 주제들이 공개되기도 하고, 그날 밤 12시까지 마감이라는 제한이 글쓰기의 근육을 키워주기에 글쓰기의 습관을 형성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하는 시스템입니다^^  질보다 꾸준히 양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매일매일 새로운 주제에 맞게 글을 쓰다 보면 저도 어느덧 글쓰기 실력이 늘어나겠죠?

오늘의 주제는 Q. 이번 달에 당신이 미워했던 것은 무엇인가요?입니다.



우연히 새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다. 자가는 아니고 전세인데 시설물이 새것이라서 좋은 점이 많은 반면, 아직 자리 잡히지 않은 많은 문제들이 있음을 보면서 속이 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근데 웃긴 게 신혼 때도 신규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그때는 그 아파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1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편 말에 의하면 지금의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조합과 일반분양자가 싸우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부끄럽게도 나 살기도 바빴던 시절이라서 무관심했던 주민 중 1인이었다.




나이가 든 것일까? 아니면 시민의식이 생긴 것일까? 나는 일반적인 세입자와 달리 아파트 문제에 관심이 상당히 많았다. 여러 가지 비리가 판을 치는 조합에 대해 묵인할 수 없었고, 날치기 선거를 감행하는 것을 어느 날 우연히 목격하고, 몸싸움이 일어난 현장에 있다가 다급한 요청에 의해 떨리는 손으로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점점 더 아파트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개혁은 쉽지 않았다.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지역사회와 이미 견고한 힘을 갖춘 조합들은 안하무인이었고, 개혁에 앞장서던 깨어있는 동대표들도 소수의 힘으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보니 많이 지친 상태가 되고야 말았다.




나는 공과금 요금이 많이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2인 가구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내가 충분히 아낄 수 있는 것은 아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경제적 여유가 있던지 없던지 상관없이 공과금은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한다. 기존에는 저압요금이 적용이 되어서 4,000원의 할인을 받았지만 이제는 고압요금이 적용이 되어서 2,500원의 할인으로 줄어들었다.




2019년 7월 8일~8월 7일의 전기요금이므로 폭염으로 인해 많이 나오긴 했겠지만, 나라고 폭염에 무던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에어컨을 막 틀어놓고 살 수 없으니 선풍기로 버티고, 찬물 샤워로 버티고, 정말 못 버티는 날에만 작은 안방에만 에어컨을 돌리고 그러다가도 새벽에는 끄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노력을 했기에 저 요금이 나오는 것이지 편하게 에어컨 쓸 것 다 쓰고, 전기제품을 막 쓰지는 않는다. (나는 밤에 잠깐 다닐 때는 불을 켜지 않는 연습을 한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어두운 상황에서도 물건을 찾을 수 있는지 테스트도 할 겸, 또 밖이 워낙 밝은 요즘이니 완전 칠흑 같은 어둠은 아니라서 잠깐잠깐은 불을 켜지 않아도 되는 능력을 연습하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의 공동전기료가 세대 전기료보다 많이 나왔다. 1000세대가 넘기 때문에 총금액을 비교하면 어마어마한데, 관리실에서는 절약할 생각이 없다는 게 화가 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넓디넓은 복도에 에어컨을 주야장천 틀어놓는데 거기에 있는 사람은 헬스장 알바 1명이다. 할 일도 별로 없는지 매일 핸드폰만 하고 있고,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으며, 친절하지도 않다. 그 넓은 로비와 복도에 에어컨을 쌩쌩 돌려서 그곳에 문을 여는 순간 추워서 "오싹"할 정도이다. 관리비에 대한 부담을 얘기하고 아꼈으면 좋겠다고 좋게 말했지만 되돌아오는 답변은 "이거 틀어도 얼마 안 나온댔어요." 아니 자기가 내는 관리비가 아니라고 그렇게 말하면 되겠는가?



간혹 가다가 창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틀어놓고, 쓸데없이 조명을 다 켜놓은걸 보면 정말 화가 난다. (낮에 핀 조명을 왜 키는지 이해가 안 간다. 끌 생각이 전혀 없는 직원들이 답답하다) 자기 집이라면 그렇게 막 쓸 수 있을까? 몇 번이나 직원들한테 얘기했지만 주인정신이 없이 성의 없는 대답만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새 아파트인데도 엘리베이터가 몇 번씩이나 망가져서 곤란을 겪은 게 몇 번인지 모른다. 승강기 전기료와 유지비는 꼬박꼬박 가져가면서 어디서 쓰던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건지...



가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면 당연히 얼마든지 타당한 요금을 지불할 마음이 있지만, 한 가지도 맘에 드는 구석이 없다 보니 입주민들의 속은 타 들어간다. 물론 예전의 나처럼 깊숙이 관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저는 불편한 거 없는데요?"라고 말할 수도 있다. 자세한 내막을 모르면 그럴 수도 있다. 본인의 돈이 아니라고 함부로 결제를 올리고, 터무니없는 금액의 업체를 선정한다. 그 안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는 그들 간의 거래가 있는데 이렇게 썩은 집단이 어디 한두 군데 이겠는가?




한동안 난방 열사로 유명했던 김부선 씨가 이해가 된다. 정말 얼마나 많은 비리들이 있는 건지, 그리고 도대체 주인의식은 언제 생길런지... 다른 집에 비하면 2인 가구이기에 전기요금 조금밖에 안 나오네~하겠지만, 그건 인원과 상황이 다 다르므로 단순히 요금을 비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집에서 절실하게 아끼는 만큼 공동전기료, 공동 수도료도 좀 아껴주셨으면 좋겠다! 자기 돈 아니라고 함부로 쓰지 말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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