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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Oct 01. 2019

태양의 후예? 골턴의 후예!

THE END OF AVERAGE

평균의 종말을 여러 차례 읽었으며, 이번이 3번째 서평이지만 볼 때마다 느끼는 바가 많다. 솔직히 그럴듯하게 서평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서평은 솔직함을 타깃으로 써보고자 한다. 


나는 디퍼런스 상담(개인 성향 분석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보다도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며, 개개인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다. 그러나 평균적인 시스템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거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음을 고백해본다. 나는 헬스를 시작한 지 57일째 된 헬린이다. 주기적으로 인바디를 체크하며 출력되는 숫자에 웃고 운다. BMI와 성적표가 다를게 뭐람?


(좌) 운동 10일째 인바디190815                                                         (우) 운동 56일째 인바디 190930




케틀레 : 평균이 이상적인 것이고 개개인은 오류다

평균에서 과도하게 벗어나는 것을 '기형'이라고 본 아돌프 케틀레 Adolphe Quetelet는 평균적 인간이 완벽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평균 그 이상도 이하도 폄하하면서 평균적 인간을 동경했고, 체질량 지수인 BMI도 고안해냈다.


골턴 : 한 가지 일에 탁월한 사람은 대다수의 일에서 탁월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프랜시스 골턴 Francis Galton은 처음에는 케틀레를 신봉하다가 비난자로 돌아선다. 골턴의 주장은 중간계층은 '평범층'으로 보았고, 평균을 넘어서는 대가들은 '우월층',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저능층'이라고 칭하면서 14가지 계층으로 분류했다. 우월층이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보았다. 우리가 적어도 평균 이상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골턴의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난 완전히 골턴의 후예다. 무엇을 해도 평균은 당연히 넘어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려고 애쓴 인간임을 고백한다. 학창 시절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나는 청소년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편입생인데 1학기 때 전액 장학금을 타지 못해서 며칠을 괴로워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20년 전인 20대의 나의 성적은 아이러니하게도 훨씬 더 낮았으며 부끄럽게도 F도 있었다.(20년 전의 전공은 성적에 맞춰간 것이고, 지금의 전공은 배우고 싶은 needs로 선택했으므로 비교 불가이긴 하지만)



손다이크 : 등급화 시스템

에드워드 손다이크 Edward Thorndike는 테일러의 표준화 개념을 받아들인 뒤 학교의 우등생과 열등생을 구분했다. 골턴의 개념을 옹호하면서 학습 속도가 빠른 뇌를 가진 사람은 삶에서도 성공을 거두는 반면, 둔한 머리를 타고난 사람들은 공부를 잘 못하고 고생할 팔자라는 이론을 주장했다. 손다이크로 인해서 명문 대학의 입학시험, 법대 입학시험이 시행되었으며 교사들도 등급에 따라 승진, 벌칙, 재직 자격이 좌우되고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성향분석을 할 때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하지만 제일 보편적인 MBTI로 얘기해보도록 하자. 외향형과 내향형, 감각형과 직관형, 감정형과 사고형, 인식형과 판단형으로 나뉘긴 하지만 중요한 세부 요소들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실 완전히 감각형(S)이거나 완전히 직관형(N)은 있을 수 없다. 어떤 것을 더 선호하냐는 것이고,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고 개개인의 체험과도 연관이 깊다. 한쪽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선택했을 때 더 편한 것뿐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반대적인 것을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MBTI만으로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으므로 참고는 하되 매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외향적이라고 무조건 떠들기를 좋아하고, 나대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나를 예로 들면 나는 아주 외향적인 성향이지만, 사실 쓸데없는 모임은 좋아하지 않는다. 시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하고, 내가 집중해야 하는 독서시간이나 운동시간에 중요하지 않은 일로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 외향적이라고 해도 나만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는 사람이고, 생산적이고 발전적인 모임은 아주 좋아하는 반면 의미 없이 보내는 무의미한 시간은 못 견뎌한다. 일주일 내내 나의 시간 없이 모임과 단체 활동만 있다면 숨이 막힐 것이다. 나만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고, 자기 계발 시간도 꼭 필요하다. 물론 나의 주도성이 필요할 때는 서슴없이 나선다. 그렇지만 그럴 필요가 없을 때는 나서지 않는다. 보통 집에서의 모습과 밖에서의 모습이 충분히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내가 보는 것이 전부라고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섣불리 단정 짓기보다는 맥락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평균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면서 나에게 맞는 길을 찾는 방법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즉 어떤 정답이나 지름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파악함으로써 자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길을 찾음으로써 행복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방법일 것이다.




사실 나는 열심히는 하지만 머리가 아주 좋지도 않고, 특히 수학과 과학 쪽으로는 영 아니다.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라던지, 음악적인 것, 리더십, 꾸준함, 정리 잘하는 것 등 강점이 많다. 그러나 디퍼런스 상담을 받기 전의 나 또한 약점에 매돌 되어 있었다. 강점을 바라보지 못하고 약점으로 괴로워했었고, 나 자신을 갉아먹기 바빴다. 진주에 묻어있던 진흙을 걷어내고 닦아주었던 상담을 통해서 나는 무너진 무릎을 일으킬 수 있었고, 포기 직전이었던 마음을 돌이킬 수 있었다. 상황은 바뀐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안에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격려를 들었을 때 진심으로 믿어졌고, 실패와 포기와 낙망만 생각하던 내 마음속에서 신기하게도 '다시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어떤 여성의 몸과도 일치하지  않았던 '노르마', 어떤 사람의 뇌와도 일치하지 않는 '뇌 모델', 전도유망한 학생들을 걸러내 버리는 '대입 프로그램', 비범한 재능을 과소평가하는 '고용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획일성에 매몰된 것임을 다시 한번 기억하면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최고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면서 나의 길을 자신 있게 걸어가자. 또한 주변의 있는 사람을 섣불리 평균으로 판단하지 말고, 각자의 강점으로 바라본다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자원봉사 활동으로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너무나 안타깝다. 각자의 속도가 있고, 각자의 강점이 있지만 전혀 존중되지 않는 학교와 가정에서 그들의 어깨는 축 쳐져있다. 개개인성이 존중되기는커녕 성적으로 자신감 여부가 갈리고, 수업과 학교 행사도 모범생들 위주로 진행되어서 마치 빈부의 격차처럼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전혀 그렇지 않은가? 솔직히 고백하면 나도 아주 평균주의에 찌든 어른인지라 모범생들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소외되는 청소년들에게 점점 더 마음이 가고, 내가 도움을 받았듯이 조금만 도와주면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 노력하는 중이다. 


철저하게 평균주의가 망친 교육 제도와 의식 아래 커왔다. 짓밟고 일어서고, 이기고 보라고 교육받아왔다. 그런데, 그래서 행복한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이다. 계속해서 이길 수도 없고, 어떤 부분에서는 당연히 부족함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패배감을 느낀다면 정상적인 멘탈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특성도 없이 똑같은 모양으로 제조되는 공장의 생산품도 아닌데, 이제는 좀 개개인성을 살리면서 다 같이 행복함을 누리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어차피 우리는 각자의 사명도 다르고, 각자의 역할도 다르므로 다 같이 팀워크를 이뤄야 더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좁은 시야로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비참하게 살지 말고,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면서 어깨를 펴고 나만의 길을 개척하며 살자! 아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는 자기 자신을 제대로 잘 알아야 한다. 남들을 너무 의식하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라며, 비교가 지긋지긋하신 분들과 다음 세대를 키우거나 가르치거나 아시는 분이라면(해당사항 없는 분들 거의 없음) 평균의 종말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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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런스 전문가이자 청소년지도자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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