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함께 하자
30일 글쓰기는 매일 아침 6시에 그날의 주제가 공개됩니다. 그래서 주어진 주제에 따라 글을 쓰는 것이지요. 혼자 제약 없이 글을 쓸 때는 생각지도 못한 주제들이 공개되기도 하고, 그날 밤 12시까지 마감이라는 제한이 글쓰기의 근육을 키워주기에 글쓰기의 습관을 형성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하는 시스템입니다^^ 질보다 꾸준히 양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매일매일 새로운 주제에 맞게 글을 쓰다 보면 저도 어느덧 글쓰기 실력이 늘어나겠죠?
오늘의 주제는 Q. 이걸 하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의 삶에 노트북은 늘 필요했었다. 그러나 그저 바람일 뿐이었으며 사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갖고 싶기는 했지만, 오버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브런치 작가가 나에게 끼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커서 노트북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게 들었다. 남편의 경제적인 협조로 저가 브랜드가 아닌 gram 화이트가 어느 날 내게 오게 되었다.
gram 이전에도 노트북이 있었고, 데스크탑도 있었지만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글을 쓰고 싶어 졌다. 시간과 여건만 되면 gram을 꺼내놓고 아무 말 대잔치를 한다. 서평도 써야 하고, 리포트도 써야 하고, 30일 글쓰기 등 쓸 것이 많긴 하지만 나의 생각이나 내가 아는 것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글을 쓸 때는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이다. 딱히 작가를 꿈꾼 것은 아니지만, 점점 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 졌고 말뿐만 아니라 글로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는 사람이 그렇게 멋있어 보인다. 말 잘하는 사람이 더 돋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남는 것은 글이므로 둘 다 잘하면 정말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아직 새내기 브런치 작가이니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특화된 주제로 써야 한다, 정리되지 않은 글은 다른 곳에 쓰는 게 낫다 등 여러 가지 얘기가 있지만 아직은 이것저것 따질 여건이 되지는 못한다. 그냥 닥치는 대로 열심히 쓸 뿐이다.
마음에 드는 음악을 무선 이어폰으로 들으며 차 한잔을 마시는 이 시간이 참 좋다. 그리고 손으로는 gram과 한 몸이 되어서 타다다닥 글을 쓰는 것은 요즘의 나에게 소확행이라고 할 수 있다. 집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글로 표현하는 일이란 얼마나 멋진 일인지! 전문작가로서 겪어야 하는 고통이 따로 있겠지만, 요즘 같아서는 밥 먹고 글만 쓰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나는 밥도 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가계부 정리도 해야 하고, 학교 강의도 들어야 하고, 시험공부도 해야 하고, 자원봉사도 가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는 등 할 일 투성이다.
하루 종일은 아니어도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음악과 차와 함께 타다다닥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며, 눈 깜짝할 새에 흘러가는 시간임은 분명하다. 이제 갓 2달 된 브런치 새내기이지만, gram과 좋은 글을 많이 남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