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혼자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향한다. 내가 선호하는 자리인 뒤쪽 통로 자리에 미리 예약을 해서 앉았는데, 영화가 영화인만큼 다들 커플이다. 나도 남편과 알콩달콩하게 로코를 보고 싶지만, 재미없어하는 사람을 억지로 끌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제는 이런 종류의 영화는 깔끔하게 혼자 가서 보고 온다. 요즘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기분이 좀 그랬는데, 가끔 이런 달달구리한 영화를 봐주면 좋다. 게다가 신용카드 혜택을 챙겨서 3,000원으로 결제했으니 만족스럽다.
옛날에는 영화를 보기 전에 사전조사를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바쁘기도 하지만 어차피 같은 영화를 봐도 느끼는 바가 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는 어차피 다 다른데 누군가가 재미있다고 해서 똑같이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다른 포인트에서 깨닫는 바가 있을 수도 있고 나의 경험과 영화의 어떤 장면이 어우러져서 새로운 insight를 주기도한다.
사람의 성향 관찰을 위해서라도 영화를 보려고 하고, TV는 없을지라도 짤방으로라도 대략의 트렌드는 파악하려고 하는데 요즘 공효진이 아주 핫하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용식이(강하늘)와 깨알 캐미를 보여주면서 짠하고,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백이(공효진)의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하고 있다.
다시 영화 "아주 보통의 연애" 얘기로 돌아가면 "옥탑방 고양이"에 나오던 예전의 젊은 김래원은 아니라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영화인지 우리들의 이야기인지 헷갈릴 정도로 정말 자연스러운 흐름이 좋았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것과 속마음이 일치하지 않는 아주 이중적인 존재들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였다. 간간히 웃긴 포인트도 있었고, ♬ 사랑의 비너스를 부르는 김래원, 다소 수위가 높은 입모양 맞추기 게임도 웃겼다.
패션 센스도 정말 돋보이는 공효진!!
마지막에 사이다 발언을 해줌으로써 우리의 속을 시원하게 해 준다. 남의 얘기라고 쉽게 하는 것,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인터넷에 퍼 나르는 것, 단톡방을 헷갈린 채 험담 실수하는 것들을 꼬집는다.
어떤 영화는 끝나려면 몇 분 남았지? 하면서 시간이 보고 싶은 적도 있는데 "가장 보통의 연애"는 공감되는 부분이 맞아서인지 시간이 정말 순삭처럼 느껴졌다. 사랑하기 좋은 가을이다. 달달구리한 영화를 보면서 연애세포도 생성하고, 쓸데없는 환상은 이제 좀 내려놓고 솔직한 우리가 되어서 감정의 표현도 제대로 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수많은 젊은이들의 연애를 응원하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