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준비는 대답하는 방식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내가 면접관으로서 근무를 시작했을 때 나의 사수가 했던 충고는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라.”였다. 분명 고쳐주고 싶은 문장을 후보자에게 듣게 되는 날이 있을 텐데 함부로 수정을 하려고 한다던가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후보자에게 그것이 아니라고 반박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더 많이 물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면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질문은 “왜” 와 “어떤 의미” 인지 설명을 해 달라는 것이다. 00 전공을 선택한 지원자에게 왜 그 전공을 선택했는지, 도움이 되는 전공이라고 생각했다고 대답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질문을 뒤이어한다. 굳이 내가 질문지를 준비하지 않아도 “왜”와 “어떤 의미” 인지 되물어보면 면접은 두 시간도, 세 시간도 볼 수 있다.
우리 회사를 왜 지원했나요? 좋은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회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라고 들었습니다.
일과 사람의 균형이 왜 중요한가요?
이런 식이다.
면접 교육을 할 때 위와 같은 “하이퍼링크 대화법(hyperlink question)”를 알려주면 많은 지원자들이 “압박면접” 혹은 “말꼬리를 무는 면접”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적어도 나는 후보자의 생각 이면에 깔려있는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하는 질문이지 후보자를 당황시키고 싶어서 하는 질문은 아니다. 심지어 면접 전에 후보자에게 충분히 생각해 볼 시간을 주기 위해 미리 질문지를 보내서 생각하고 참석하라고 하기도 한다.
얼마 전 같이 일하는 직원이 다른 포지션을 지원하여 면접 준비를 도와준 적이 있다. 내가 그녀에게 가이드를 해 줬던 것은 내가 말하고 싶은 핵심 내용, 하이라이트 하고 싶은 단어들을 적고 마인드맵을 그리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나의 성실함을 면접 때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면 성실함을 보여주는 예시를 몇 가지 생각하고 “왜” 그것이 중요했는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그림을 그려 준비하라고 했다. 내가 그것이 “왜” 중요한지 스스로 생각을 해 본다면 하이라이트 하고 싶은 내용이 조금 구체화된다.
아래는 내가 그린 예시이다.
위의 마인드맵을 그리기 전에는 다른 사람보다 일 처리가 빠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지만 마인드맵을 그린 후에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일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고 다시 2차 결과물을 제공하는 형식으로 일을 한다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거기에 대한 예시로 실패와 성공 예시를 모두 망설임 없이 정리된 상태로 알려줄 수 있다.
간혹 면접 준비라는 것을 해 왔다는 후보자에게 어떤 것을 준비했냐고 되물어보면 기업소개, 기업 재무제표, 직무 프로필 등을 찾아왔다고 하는데 업무나 회사에 대한 정보는 어차피 입사를 하게 되면 알게 되는 것이라 얼마나 자신감 있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정리된 방식으로 표현하는지 연습하는 것이 잘 된 면접 준비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이드 해준 방식이 옳다/그르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어떤 방식으로 면접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예상 질문에 대한 대답만 줄줄 외우는 후보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면접 때 예상 질문이야 늘 비슷하다. 대답을 하는 방식을 연습하는 준비가 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