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 yes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나는 no라고 대답하는
사람이다.
부정적인 부모 밑에서
자랐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지만,
이미 독립해서 살아온 지
20년이 다 되었으니
내 스스로의 문제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바이다.
내 남편은 매우 긍정적이고
모험적인 성향으로
우리는 연애기간 내내
서로의 반대성향을 알아가며
활발하게 싸웠다.
그 결과,
나는 조금은 해맑아졌고
포기하는 법을 배웠으며
내 남편은 겁이 많아졌고
포기하는 척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는 스킬을 연마했다.
오랜 시간을 알아왔다고해서
나에게 상대를 맞추라고
말하는 것은 억지다.
하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일정 시간을 함께 한 사이는
여러가지 면에서 닮아간다.
물론
남편의 모든 장점이
내게 물들지는 않았다.
나는
불안정하고 감정기복이 심한
정신상태를 갖고 있다.
섬세하고 예민하다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조금은 슬픈 일이다.
퇴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남편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yes라고 해주었다.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고
더이상 상처받지 말라고
나의 지친 마음에 답해주었다.
전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남편의 yes가 어느때보다도
고마웠던 날이었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yes를 받았을까,
늦잠을 잔 후
헝클어진 머리가 되어도
샤워를 하지 않고
하루종일 뒹굴어도
준비하던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도
회사 욕을 마구 해도
그래서 내가 내 자신이
형편없다고 느껴질때에도.
가만히 다짐해본다.
오늘,
남편이 하는 모든 말에
yes를 대답하자.
아마도 나는
그 두배보다 많은
yes를 돌려받을 것이다.
아무날도 아닌 오늘.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
나는 기꺼이
남편에게 물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