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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진 Nov 03. 2020

3개월마다 만나는 마이크로 트렌드

1년마다 만나는 트렌드는 너무 늦다

(이 글은 증정도서를 읽고 썼습니다.)

매년 말이 되면 다음 해를 예측하는 트렌드 도서가 나옵니다. 전부 맞추지는 못하지만 대략은 맞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10년이 아니라 1년이면 강산이 변합니다. 이런 시대에 1년마다 만나는 트렌드 책은 1년이 아니라 6개월도 예측하기 힘들죠. 그래서 나온 책 《마이크로 트렌드》입니다.

호모집쿠스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집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집콕족’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로 인해 집콕 문화가 발전하리라는 전망은 있었습니다. 또한 3저 시대(저성장, 저금리, 저물가)로 인해 실업자와 구직포기자가 늘어나면서, 외부 활동이 줄었기도 합니다.

밖에서 돈과 시간을 쓰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집에서 ‘소확행’을 즐기며 ‘가심비’를 선택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집은 ‘자기 통제력’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주는 공간입니다. 공간으로서의 집은 무한 변신을 하고, 놀이로서의 집은 생활 공간이며, 관계로서의 집은 이젠 외로운 곳이 아닙니다. 집에서 일, 공부, 운동, 캠핑, 여행, 파티 등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입니다.

확장된 랜선 문화

이제는 공연도 집에서 보는 시대가 됐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와, 지난 추석의 나훈아 무관중 콘서트가 대표적입니다. 특히나 방탄이 참여한 슈퍼엠 랜선 공연은 120분 공연으로 약 25억 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코로나 전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콘서트장에 직접 가야 볼 수 있던 공연을 랜선으로 실시간 관람을 한 겁니다. 무려 5천 명이나요.

이 외에도 다양한 행사가 온라인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뮤지컬 ‘투란도트’도 온라인으로 상영회를 했고, 오페라 ‘마티네’는 ‘오페라 톡톡’으로 돌아왔습니다. VR로 전시회를 하는 등 랜선 문화가 완전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집에만 있는 사람을 ‘히키코모리’라고 불렀습니다. 사회부적응자였죠. 그러나 이젠 집돌이, 집순이라고 불리며 자기만의 휴식과 여유를 즐깁니다. 스스로를 홈족이라 부르며 슬기로운 홈족 생활을 누리죠. 성인 5명 중 3명이 자신을 호모집쿠스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이처럼 홈족은 새로은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대는 집을 가족 그 자체로 생각했고, 20대는 집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57%에 그쳤다고 합니다. 반면 집을 ‘나만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시각은 20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저도 얼마 전에 한 집에 방문했더니, 베란다를 포장마차로 꾸며놨더군요. 테이블이며 의자며 분위기까지 모두 포장마차였습니다. 개그우먼 박나래의 ‘나래바’를 시작으로 ‘홈바’가 유행이더군요. 홈포차와 베란다포차가 SNS를 타고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합니다. 포장마차만이 아닙니다. 카페로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홈카페’인 것이죠. TV 프로그램 ‘편스토랑’을 필두로 홈카페가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SNS엔 이색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이 올라오는 등, 디저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 1층입니다. 1층만 특별히 베란다 앞마당을 쓸 수 있는데요, 거기에 평상을 놓고, 바람막이 텐트를 설치했습니다. 우하핫, 캠핑을 갈 필요가 없을 정도의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죠. 저의 경우와 같이, 코로나 때문에 베란다 또는 옥상이나 거실서 캠핑을 하는 ‘홈캠핑’족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먼 캠핑을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으며 짐을 챙길 일도 없죠. 캠핑 용품도 공구해야 할 필요가 없고 샤워도 할 수 있는 등 이점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친척들이 주말마다 저희 집으로 놀러 오곤 한답니다.

집의 무한한 변신

기성세대에게 집은 투자가치입니다. 그러나 밀레니얼세대에게 집은 활용가치입니다. 집이라는 공간이 오롯이 ‘나’ 다워질 수 있는 공간이자 위로받는 공간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휴식 공간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집이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의 취미 중 하나는 인테리어입니다. 즉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이죠. 자신의 취향, 성격,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꾸밉니다. 홈카페, 홈쿠키, 홈트레이닝 등의 트렌드만 봐도 알 수 있듯, 집은 카페가 되기도 하고 헬스장이 되기도 하고 레스토랑이 되기도 합니다. SNS에는 #집꾸미기 #집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를 걸고 개성과 취향으로 자신의 공간을 온라인에 올립니다.

시간을 팝니다 : 타임 마켓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읽을거리, 이메일, 따라잡아야 하는 아이디어, 회의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 현대인은 시간에 집착하게 되고 시간 소비에 대한 강박은 시간을 늘 아껴야 한다는 ‘타임 세이프’ 욕구로 이어집니다. 시간은 소중합니다. 시간은 부족하지만 문화는 소비하고 싶죠. 지금이 타임푸어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사실 하루는 모두에게 24시간 동일합니다. 시간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요즘은 배달 속도 전쟁입니다. 로켓배송을 넘어 ‘번쩍배달’, ‘새벽배송’, ‘당일배송’으로 더 당겨졌습니다. 기존 이커머스와 네이버까지 온라인 소비시장 공략을 위해 더욱 빠른 배송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빠른 배송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죠.

바쁜 현대인에 맞는 짧은 영상으로 대박을 낸 ‘틱톡’이 있습니다. 이제 틱톡은 한 나라가 아니라 글로벌 앱이 되었죠. 어마어마한 성장을 낸 이유엔 ‘짧은 영상’이 그 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무엇을 사고 무엇을 보는가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테스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갖가지 성격 테스트, 심리 테스트들이 넘쳐나고 있지요. 저자가 꼽는 MZ세대(M세대와 Z세대를 합친 세대)의 3가지 핵심 특성은 이렇습니다. 첫째 자기애, 둘째 인스타그래머블, 셋째 1인 가구입니다.

첫째 자기애. 밀레니얼 직장인이 꼽은 가장 좋은 직장은 워라벨이 보장된 직장입니다. 퇴근 후엔 아싸가 되어 하고 싶은 공부나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하는 등 취미활동과 자기계발에 시간을 쏟습니다.

둘째 인스타그래머블. 인스타그래머블한 트랜드에 맞추면 MZ세대에 더 어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행은 정말 빠르게 바뀝니다.

셋째 1인 가구. MZ세대의 특징은 1인 가구가 많다는 겁니다. 혼자 사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혼자 하는 활동이 익숙하고 편한 쪽으로 문화가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혼밥, 쇼핑, 운동, 영화 보기, 여행, 음주 드라이브 등을 혼자 한다고 합니다. 혼캉스 같은 경우도 혼자 호텔 가서 뭐 하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집이 답답할 때 깔끔하고 좋은 데 가서 혼자 있으면서, 분위기 좋은 곳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문화가 MZ세대에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이 책의 리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나머지 내용도 궁금하면 책에서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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