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깍지가 벗겨진 날

아프지 마요

by 나하나

배하나가 유독 늙어 보였다.

늙어 보인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늙어 보인다는 생각이 드니까 배하나가 조금만 어렸으면 하는 안 좋은 생각이 들었다.

콩깍지가 벗겨진다 해서 싫어진다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식은 것은 아니다. 배하나가 아파했다. 어쩌면 콩깍지가 벗겨진 것이 아니라 너무 피곤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나지만 나 뒷바라지해준다고 이것저것 챙기고 기다리고 같이 마음 졸이다가 집 대청소까지 나보다 더 열심히 했으니 피곤할 만도 했다. 토요일에 내가 술도 먹여서 더 아픈 것 같다. 여러모로 고맙고 안쓰럽다. 아픈 몸을 견디며 지내는 배하나에게 웃으면서 넘어갔지만 계속 마음을 짓누른다.

콩깍지는 벗겨졌지만 마음의 여유도 생겼으니 배하나를 사랑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들을 모색해봐야겠다. 우선 내가 배하나의 몸을 좀 살펴봐줘야겠다. 사랑합니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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