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일기

진료비와 창작, 그리고 산과 나님

by 나하나

의사 선생이 갸우뚱 고개를 젖히고 “음...”하는 모양새는 언제든 적응하기 힘들다. 한 번의 진료에 7만 원이 청구되면 몸을 지키지 못한 내게 화가 난다.


뿌듯함이라는 감각이 있다면, 창작하기 위한 긴 회의 때문에 목이 잠기는 것과 같은 꼴일 게다. 같은 콘텐츠에 다른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있지만, 그 순간이 찾아오면 늘 놀랍고, 역시 그래서 창작은 함께해야 맛이다.


문득, 잠시 산속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기습했다. 씻고 보온 텐트 속으로 들어와 숙소를 찾아보는 순간은 언제나 설렌다. 머리를 비우러 가는 게 아니라, 복잡하게 펼쳐놓은 감정과 벌여놓은 일을 수습하기 위해서, 산이다. 언제쯤 단순하게 살아갈 수 있는까, 묘연하다.


배울 게 많은 사람과 만나고 싶다. 나님께 배울 게 넘친다. 읽을지 모르겠지만, 사고 싶은 책을 샀을 때와 같은 충만함을 전해주는 나님 덕에 풍족한 요즘, 여러모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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