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끝
여행을 다녀온 뒤 나는
몇시간 째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기억에 남지도 않는 기사들과 영상들을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다.
여행이 삶의 활력이 되길 바랬는데
더욱더 무기력하게 만든다.
앞으로 여행을 가는게 맞는 일인가 싶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내가 멋져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 어정쩡한 하루다.
"배낭 위에는 침낭인가?"
안들리는 척 무시하려는 몇초간의 침묵을 깨고 대답한다.
"아니예요."
"여행 가는거여?"
"아니요. 갔다 오는 거예요."
" 좋겠구만. 여행도 다녀오고. 나는 연태 보리가 자랐는 지 익었는 지 보지도 못했는데.허허"
그래도 재밌었던 기억들과 행복했던 순간들은 잊지말자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