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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람 Jan 06. 2016

La ci darem la mano

오페라 <돈 조반니 Don Giovanni, K.527>  Mozart

돈 지오반니Don Giovanni, 혹은 돈 조반니돈 후앙(돈 주앙Don Juan)으로 잘 알려진 인물의 이탈리아 버전이다.


표현은 다양하지만, 결론은 한 가지.

돈 조반니는 수많은 여성을 울리는 바람둥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돈 조반니를 왜 좋아하는 걸까?


이야기 속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그를 가까이하려고 난리다. 그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 역시 그 인물에 빠져든다. 게다가 오페라로 만들어서 즐기기까지 한다.


1787년에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돈 조반니 Don Giovanni, K.527>은 여러 장르의 음악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널리 여겨진다. [위키백과]
W.A Mozart

물론 나는 오페라 돈 조반니보다 뛰어난 작품도 많다고 생각한다. 뭐, 예술작품에 등수를 매기는 건 좀 이상하지만 말이다.


18세기 당시 오페라는 지금의 뮤지컬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조금 약해졌을 뿐 그 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돈 조반니 가운데 유명한 2중창 <La ci darem la mano> 얘기다.


오래전에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는 가사나 극의 내용은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아름다운 선율과 부드럽게 전해지는 달콤한 정서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 음악을 즐기다가 우연히 가사 내용을 충분히 알고 나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어쩌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좋은 곡은 그 내용을 알고 싶어지기 마련이니까)


주인공 돈 조반니는 어느 결혼식 피로연에서 신부 체를리나Zerlina를 보고 그녀를 유혹한다.

이 노래를 부르는 대목에서 돈 조반니에 대한 그녀의 마음은 51%에서 시작해서 99%까지 수직 상승하고 만다.

돈 조반니는 잘생긴 외모에 돈 많은 귀족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체를리나는 불쌍한 신랑 마제토Masetto를 버려두고 결혼식 날 다른 남자와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저기에서 우리 손을 맞잡게 될 거예요

갑시다 내 사랑 여기에서 떠납시다.


돈 조반니의 유혹은 부드럽고 신사적이다.


이리 와요,  나의 아름다운 기쁨이여

당신의 운명을 바꿔주겠소.


게다가 여자의 마음을 빼앗는 시인이다.


체를리나는 망설이고 뒷걸음치다가 신랑 마제토 얘기까지 꺼내보지만 결국 넘어가고 만다.


빨리 가요, 난 더 이상 힘이 없어요.

갑시다 내 사랑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서일까?

이 유혹의 장면이 끝나면 관객들은 박수를 친다. 현실에서는 그럴 수 없는 일일 테지만, 관객들은 이 장면에 깊이 공감하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이 장면은 돈 조반니를 찾아 나선 전 여친 돈나 엘비라Donna Elvira가 나타나면서 끝이 나고 말지만…


대중이 돈 조반니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오페라 돈 조반니'를 사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거기엔 직설과 현실 대신 풍자와 환상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체를리나로 드라마 속 인물과 가장 가까운 모습으로는 역시 체칠리아 바르톨리Cecillia Bartoli다. 그녀의 연기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다. 그 연기를 충분히 감당할 기술과 해석을 겸비할 때만 가능한 연주다.

물론 함께 한 바리톤 토머스 햄슨Thomas Hampson 역시 대단하다.


Cecillia Bartoli / Thomas Hampson(Salzburg)


하지만 돈 조반니 역에는 이 사람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로드니 길프리Rodney Gilfry.

진지한 눈빛과 절실한 표정은 어느 여자라도 그 진심을 의심할 수 없게 만든다.

재밌게도 이 동영상 마지막에 돈나 엘비라Donna Elvira로 등장하는 사람은 체칠리아 바르톨리다.


Liliana Nikiteanu / Rodney Gilfry (2001, Zürich)


이런 완벽한 연기와 노래를 듣고 나면 다른 캐스팅에 만족하기는 어려워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홍혜경의 연기와 노래 역시 부족하지 않다. 바리톤 브린 터펠Bryn Terfel과 함께 연기한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Metropolitan Opera House가 그녀를 소중히 여기는 까닭을 알 수 있다.


홍혜경 / Bryn Terfel (2000, Metropolitan 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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