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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람 Mar 07. 2016

줄다리기하는 사랑의 노래

Se tu ma'mi / Cecilia Bartoli

사랑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단어 같다.

생물의 종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하지만, 이런 사랑을 진짜 사랑이라고 부르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나 희생과 존중의 인간다운 사랑조차 사실은 그 바탕에 생물학적인 원동력이 있기에 가능한 건 아닐까?


상대의 사랑을 기뻐하는 이 여인은 그러나 자신의 사랑은 기대하지 말라고 노래한다.

기대하면 배신당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자연계의 모든 생명이 다 그렇듯이,

여인은 사랑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그 진심은 무엇일까?

아마, 그녀도 자신의 진심이 무엇인지 모르는 건 아닐까?


진심보다 본능적인 반응으로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게 보통 사람들의 한계일 테니까.

아이러니한 것은 그러한 본능적인 사랑을 진심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야 그것을 깨닫고, 인간은 성장하며 조금씩 사랑의 기술이 발전해 간다.

18세기에 태어나 26살의 짧은 생을 살았던 천재 음악가 죠반니 페르골레지Giovanni B. Pergolesi'만일 나를 사랑한다면Se tu ma'mi'은 목동과 사랑의 대화를 하는 여인 실비아의 짧은 이야기다.


"나는 남자들의 충고를 따르지 않을 거에요,

백합꽃이 좋다고 다른 꽃들을 가볍게 하지는 않을 거에요."


목동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는 이 여인은 그러나 진실의 이야기로 노래를 마무리한다.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아름다운 체칠리아 바르톨리Cecilia Bartoli의 목소리는 너무나 훌륭해서,

작고 남성적인 느낌의 그녀조차 우아한 여신으로 보이게 만들어 준다.

https://youtu.be/THTUCtExVbo

Se tu ma'mi / Cecilia Barto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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