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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람 Feb 21. 2016

인류를 대표하는 음악, 베토벤 '합창'

Symphonie No. 9 ‘Choral’ / Beethoven

대부분의 음악은 감정을 자극한다. 그런데 아주 가끔씩 우리는 감정이 있는 어떤 공간을 지나서 가슴 어딘가에 있는 특별한 지점을 자극하는 음악을 듣게 된다. 그곳에 진짜 우리의 영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음악을 듣게 되면 일상에서는 결코 느끼지 못할 아주 특별한, 감정 이상의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교향곡 9번Symphonie No. 9 ‘Choral’ Op. 125은 그런 음악이다. 1시간이 조금 넘는 이 교향곡을 듣다 보면, 특히 4악장이 진행되는 동안에, 그야말로 이 교향곡을 묘사하는 또 다른 부제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The Ode to Joy처럼 환희를 경험하게 된다. 베토벤은 실러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의 시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에 곡을 붙였다.


이 환희라는 감정은 결코 쉽게 만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마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장면을 목격하거나 본인이 직접 생명을 낳는 순간 정도가 환희와 가장 비슷한 순간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하자면 인간이 삶을 유지해 나가는 일생에 걸쳐서 느껴볼 수 있는 보통의 감정과는 다른 특별한 감정이 바로 환희라는 얘기다.


비록 본인은 청력을 거의 전부 상실한 상태였기 때문에 음악을 귀로 듣지는 못했지만, 베토벤은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을 통해 인류에게 환희를 선물했다.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교향곡'이라는 수사가 동원되는 이 교향곡은 유네스코UNESCO에 의해 타임캡슐에 담기기도 했다. 언젠가 지금의 인류가 사라지고 외계의 누군가가 그 타임캡슐을 열어본다면 지구에 살았던 인류의 음악이 이런 것이었다고 알게 될 것이다. 인류를 대표하는 음악인 셈이다.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은 마지막 교향곡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후의 작곡가들이 더 이상 교향곡을 쓸 이유를 찾지 못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후에도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교향곡은 계속 작곡되었다. 작품 번호 9번을 넘기기는 어려웠지만.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말러Gustav Mahler, 부르크너Josef Anton Bruckner, 본 윌리암스Vaughan Williams 등이 교향곡을 9개 남긴 작곡가들이다. 하지만, 마치 괴담처럼, 9개의 교향곡을 쓰면 더 이상 교향곡을 쓰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무슨 이유에서든 당신이 지쳐있다면, 혹은 절망하고 있다면, 혹은 비탄에 빠져있다면, 이 음악은 당신을 다시 한 번 일어나게 도와주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고취시켜줄 것이다.


아직까지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전부 들어보지 못했다면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날 때 이 음악을 들어보기를 권한다. 하지만 그럴 시간조차 없다면, 마지막 4악장을 듣기 위해 잠 자리에 드는 시간을 20분 정도 늦추는 것도 방법이다.



4악장(1/2) Leonard Bernstein / Staatsoper, Wien, 1979.
4악장(2/2) Leonard Bernstein / Staatsoper, Wien, 1979.

바리톤
오 벗이여, 이와 같은 음은 아니다!
더욱 기쁘고 즐거운 노래를 부르지 않으려는가.

바리톤독창, 4중창과 합창

환희여, 신들의 아름다운 빛이여, 낙원의 처녀여.
우리는 불꽃처럼 취해, 하늘의 그대의 성전에 발을 들여놓네!
그대의 기적은 또다시 붙들어 매네, 세상의 관습이 엄하게 갈라놓은 것을
모든 사람은 형제가 되리, 그대의 날개가 상냥하게 멈추는 곳에서
한 사람의 벗이 된다고 하는 큰 일을 해 낼 수 있었던 사람은,
얌전한 여성을 자기 것으로 만든 사람은, 그 기쁨의 소리를 화답하거라!
그렇다, 이 지상의 단 한사람의 마음도 그것을 자기 것으로 부를 수 있었던 사람은!
그리고 그것을 해 내지 못한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이 모임에서 떠나거라!
무수한 사람은 기쁨을 마시네 자연의 유방으로부터.
착한 자 모두, 악한 자 모두, 자연의 장미 길을 가네.
자연은 그들에게 입맞춤과 포도를 주고, 죽음의 시련을 받은 벗을 주네.
벌레에게도 쾌락이 주어지고, 그리고 신 앞에는 천사가 서네!

테너 독창과 합창
즐겁게, 태양들이 빛나는 하늘의 공간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달려라 형제들이여, 그대의 길을. 승리로 향하는 영웅처럼 즐겁게

합창
환희여, 신들의 아름다운 빛······
〔시의 제1절이 반복된다.〕

합창
백만의 사람들이여, 껴안아라!
이 입맞춤을 전 세계에!
형제들이여, 별하늘 위에는
사랑하는 아버지이신 신이 반드시 계시네.
땅에 꿇어 엎드리는가, 백만의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조물주를 예감하는가, 세상사람들이여?
별하늘 위에서 그를 구하는 것이다!
별 위에 그는 반드시 계시네.

합창
환희여, 신들의 아름다운 빛······
〔시의 제1절이 반복된다.〕

합창
백만의 사람들이여, 껴안아라!

합창
땅에 꿇어 엎드리는가, 백만의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조물주를 예감하는가, 세상사람들이여?
별하늘 위에서 그를 구하는 것이다!
형제들이여! 형제들이여!
별하늘 위에는
사랑하는 아버지이신 신이 반드시 계시네.

합창
환희여, 낙원의 처녀여, 그대의 기적은 또 다시 붙들어 매네.
세상의 관습이 엄하게 갈라놓은 것을, 모든 사람은 형제가 되리,
그대의 날개가 상냥하게 멈추는 곳에서.

4중창과 합창
백만의 사람들이여, 껴안아라!


[네이버 지식백과] 교향곡 제9번 d단조 「합창」 (최신명곡해설 & 클래식명곡해설 - 작품편, 2012. 5. 31., 삼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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