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삶

나의 클래스를 응원하는 사람들

by 김나현 작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사는 삶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다 지치고 힘들 때면 마당을 나온 암탉을 꺼내 읽는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는데 문득,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것 같은 허무함이 밀려올 때면 마당을 나온 암탉 추천사에 나온 한 문장을 떠올린다.


오히려 진짜 주인공은 남들이 자기를 알아주거나 칭찬해 주지 않아도 자기 삶을 자기 뜻대로 용감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바로 잎싹처럼 말이에요.
20210412_031133.png


잎싹의 삶을 읽어 내려가면서 지금 나는 어디 즈음 와 있는지 살펴본다. 안전한 마당에 머물고자 하는지 아니면 그 너머에 발을 내디뎠는지 말이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그만큼 내가 안전하게 여겼던 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뜻 이기도 하다. 기존의 삶의 방식을 유지하면서는 그동안 살아온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안전한 마당을 나와 족제비를 경계하는 잎싹처럼 밤을 꼴딱 새워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찬 비바람을 온전히 내 몸으로 맞아야 하는 때도 있다는 뜻이었다.



20210118_111319.jpg
20210412_032108.png

올해 초,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나하나 상상하며 보물지도를 그렸고 하나씩 이루어 나가는 삶을 살겠노라 다짐했다. 그중에 하나가 '움직이는 공방'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우리 집 식탁과 지역 마을 동아리에서 더 나아가 전국을 돌며 '민화테라피'클래스를 운영하는 공방지기가 되고 싶었다. 호기롭게 매주 주말 강연을 잡았고 잔뜩 재료를 구매했다.

그렇게 재료를 구매했는데 문화센터 클래스가 줄줄이 폐강이 되었다. 전화를 해서 단 한 명만 있어도 가겠다는 말에 아무도 신청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쓰디쓴 대답을 들을 뿐이었다. 나름 단단하게 채웠다고 생각한 자존감이 다시 헐렁해지는 듯했다. 잔뜩 쌓여있는 재료를 볼 때마다 가슴 한편이 꽉 막힌 듯 답답해져 왔다.



KakaoTalk_20210320_180734784_05.jpg
KakaoTalk_20210411_010137286_13.jpg
KakaoTalk_20210411_004239194_23.jpg


그렇게 계속된 폐강 소식에 쭈구리가 되어갈 무렵,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삼삼 오오 강의를 신청하기 시작했다. 움츠려 있었던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우리가 함께 해 줄게!' 하며 기꺼이 먼 타지에서 클래스가 열리는 곳까지 와 주신 분들이었다. 내 삶에서 저 깊이 동굴로 들어갈 때마다 등대가 되어 방향을 비춰주는 멘토의 도움을 받아 보물지도에 쓴 것처럼 정말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씩은 저자 강연과 함께하는 '민화테라피' 클래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3월, 4월 그렇게 도움을 받아 클래스를 진행했으니 이제 내 힘으로 발걸음을 내디딜 차례가 되었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삶,

그런 삶은 어쩌면 생각처럼 행복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주저앉아 울 때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내 곁에 나의 시작을 함께하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커다란 힘이 된다. 다시 일어서서 조금 더 걸어가 볼까, 생각하고 다짐하게 된다.

무엇하러 이렇게 경험을 쌓고 바쁘게 움직이느냐고 누군가 물었다. 질문에 대한 답이 쉽게 생각나지 않았다. 막연히 떠오르는 느낌은, 오늘 하고 싶은 일을 내일로 미뤘을 때 미루는 순간 그 일은 실행할 수 없는 아이디어가 돼 버린다는 거였다. 지금, 내 자리에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삶, 그런 삶을 살고 싶어서 움직이는 내 모습이 누군가 보기에는 안 될 일을 너무 애쓰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쩌면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모두 그럴지도 모르겠다. 자꾸만 입으로 내뱉고, 생각은 점점 더 과감해지고 더 큰 돌부리에 넘어질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걸어온 경험이 쓸모 있는 것이 되기를 바라며 내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클래스와 함께한 사람들과의 커뮤니티에서도 서로의 시작을 도울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사는 삶을 살아가도록 내가 경험하고 도착한 지점에서 누군가 출발할 수 있기를 바라며 받은 사랑만큼 아낌없이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전 12화당신만의 클래스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