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흐뭇해지는 순간
며칠전 저녁. 퇴근을 하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강아지와 산책을 하다가 세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일곱살정도의 딸. 동생으로 보이는 아들. 그리고 두 남매를 네개의 바퀴가 달린 작은 빨간 마차에 태우고 앞에서 열심히 끌고 있는 남자.
-아빠 빨리~~!!
아들과 딸을 태운 아빠는 딸의 외침에 속도를 내어 달린다. 그러나 이내 곧 아들이 말한다.
-아빠! 천천히.
잠시 멈추어 고개를 돌려 아들을 바라보고는 왜? 라고 묻는아빠에게 아들은 이렇게 답한다.
-아빠 다리아프니까.
-그래~ 알았어
다시 고개를 돌려 터벅터벅 앞을 향하는 아빠의 흐뭇한 미소를 나는 보았다.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이런 걸까. 덩달아 나까지 흐뭇해지는 밤 산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