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in나 詩 117
따뜻하고 밝은 빛이
스며들었다
그 빛이 가진 밝은 공백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머물렀다
빛이 닿은 사물들은
동요 없이 제자리였다
그림자는 지나가는 빛을 붙잡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켰다
나는 손을 펴
이미 사라진 빛의 온기를 더듬는다
손끝에 전해지는 미세한 열기는
잠시 스치는 잔향처럼
사물들의 변함없는 형태 위로 흐른다
빛이 떠난 자리에는
사물들만 고요히 남아 있다
그러나
잠시 스쳐 간
빛의 흔적과 그 공백을
나는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