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 김구림
걸레
단 한 번도 걸레를 본 적이 없었다
너를 보기 전 까지는
도끼다시 바닥에 사각 금줄이 띄엄 띄엄 크게 그려져 있었다
청량고등학교는
걸레를 빨아다 문틀에 기대놓고 기다렸다
빗자루질이 끝나기를
그래도 단 한 번 눈길 주지 않았다
걸레니까
20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너 거기 기다리고 있었구나
허리를 곧추 세우고 어깨를 쫙 펴고
그까잇거 한 번 해보자
세상아 덤벼봐라 당당했구나
세상 모든 색, 걸레 너가 다 가져갔구나
세상 모든 빛, 걸레 너가 다 칠했구나
온갖 색 묻은 나 한 번 보아다오
늦지 않았다면
걸레질 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