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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반 Oct 13. 2023

걸레

걸레, 김구림

걸레


단 한 번도 걸레를 본 적이 없었다

너를 보기 전 까지는


도끼다시 바닥에  사각 금줄이 띄엄 띄엄 크게 그려져 있었다

청량고등학교는


걸레를 빨아다  문틀에 기대놓고 기다렸다

빗자루질이 끝나기를


그래도 단 한 번 눈길 주지 않았다

걸레니까


20년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너 거기 기다리고 있었구나

허리를 곧추 세우고 어깨를 쫙 펴고

그까잇거 한 번 해보자

세상아 덤벼봐라 당당했구나


세상 모든 색, 걸레 너가 다 가져갔구나

세상 모든 빛, 걸레 너가 다 칠했구나


온갖 색 묻은 나 한 번 보아다오

늦지 않았다면

걸레질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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