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무너뜨리다
삭막한 교육만을 받다가 쉬는 타이밍에 창가에 무심코 서 있는데 저 멀리 새파란 스크린에 커다란 물체가 마치 미끄러지듯 서서히 움직이는 게 보이더군요.
바다였습니다.
파란색 중에서 가장 파란 빛을 띤 진한 바다위를 커다란 유람선이 부두에 들어오는 장면은 마치 커다란 영화스크린 처럼 바로 눈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바다, 너님은 왜 이리도 쉽게 마음을 앗아가시나요?
저 이래뵈도 좀 도도한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대에게 한없이 무너지네요. 그래도 요만큼도 억울하지 않습니다.
늦은 시간 아직도 마음속에서 항해하는 바다가 가슴을 주물럭 거립니다. 아, 오늘밤도 잠은 다 잔건가? 피곤은 한데, 눈을 감기는 할건데, 잠은 오지 않는 깊은 밤이 될 거 같습니다.
이 진한 설레임이 따뜻한 욕조안에서 말끔히 씻겨내려가 주길 바래봅니다. 한숨 깊게 꿈나라로 떠날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