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하늘님이 부러운 이유

by 생각하는냥

아파트를 빠져나와 하늘을 바라보니 손톱보다도 작아보이는 비행기 하나가 장난감마냥 공중에 떠다닌다. 훅 불면 날아가버릴 것만 같다.


급류에 휩쓸려 정신없이 가다가 언뜻 하늘을 다시 바라보니 하얀 달이 공중에 달려있다. 한입 베어먹으면 달콤한 솜사탕맛이 날 것만 같이 둥둥 떠 있다.


사진 한장 남겨두려고 했지만 꼼지락거리다보니 버스는 이내 출발해버렸고 건물들에 가려져 버렸다. 다시 왼편 창가 하늘을 바라다봤지만 이미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이리 짧은 시간에 쉽사리 사라질 달은 아니었는데. 보이는 건물 어딘가의 뒤에 꽁꽁 숨어서 숨바꼭질 놀이에 푹 빠진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오늘따라 구름한점 보이지 않는 하늘이다. 이른 아침 주차장에 줄맞춰 서 있는 자동차 머리에는 하얀 서리들이 잔뜩 내려 있어서 이렇게 추운 날이니까 눈이 올 줄 알았는데.

눈님 오시면 불편해 하시는 분들 많겠지만 어쩌랴. 내가 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깊이 저장되어 있는 눈에 대한 기억들을 하나둘 끄집어낼 밖에. 그런데 해가 너무 밝다. 끄집어낸 기억들을 눈앞에 펼치기엔 너무 밝아 소환이 되질 않는다. 내 상상력의 한계련가.


이제 겨우 12월 초입일 뿐인데 추워도 너무 춥다. 인간적으로 너무도 춥다. 신이 인간이 아닌데 인간의 추움을 알아줄리 있겠나. 하늘나라 선녀님들과 따뜻한 곳에 계시니 참 좋겠다.


오늘따라 하늘을 유난히 더 바라본 이유가 거기에 있었나?


부럽다. 신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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