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의 용도

탄산음료의 용도에 대하여

by 생각하는냥

탄산음료 2개를 샀다. 굳이 2개를 산 이유는 1+1 이었기 때문이었다. 탄산음료를 선택한 이유는 누군가에 의해 마음이 어지럽혀져 알콜 대체 음료로 탄산이 딱 좋기 때문이었다. 막힌 속을 뚫어줄거니까.


하나는 냉큼 따서 쉴 틈없이 들이켜 댔다. 그러니까 말을 거는 게 아니었다. 언어 영역 자체가 다른데 뭐하러 말을 던졌을까? 애초에 잘못된 만남 사이에는 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가 없었다. 사람의 관계라는 건 시초가 별로면 중간도 별로다. 나아지는 경우는 그닥 없다. 그건 지구가 둥글다는 것과 같이 변하지 않는 진리처럼 다가온다.


하나를 다 마시고 나서 속이 뚫리는가 싶었다. 그러다 카톡에 있는 대화목록에서 다시 그를 발견하니 다시 탄산이 땡겨왔다.


책상위에 고이 놓인 탄산을 들어 마개를 비틀어대니 바닥에서부터 공기방울들이 우글우글 모여들기 시작했다. 취이익. 탄산 빠지는 소리와 함께 탄산 알맹이들이 마치 올챙이 알처럼 들어붙어서는 벽을 타고 지상으로 뿜어져 나왔다. 아까보다 물 높이가 높아져 있었다. 자칫 뿜어져 나올 기세였다.


조금만 마개를 열어둔 채로 놔뒀다. 취이익 취이익. 격렬하게 탄산 알맹이들이 입구로 돌진하며 산화되었다. 아마도 볼륨업된 마이크를 가져다대면 "펑펑펑펑" 하고 알맹이 터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버릴지도 모르겠다.


쏴아악 하고 마지막 발악을 하더니 그제서야 격렬하던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수위도 조금 종전의 것과 비스므리 하게 낮아졌다. 이제 뚜껑을 열어도 된다는 거겠지? 뚜껑을 딱 따고 난 후 입안으로 탄산을 벌컥 들이켰다.


또다시 탄산알맹이들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면서 입안 이곳 저곳을 따갑게 꼬집는다. 이 꼬집음은 절대 아프지가 않다. 이 꼬집음은 물려본 적은 없지만 마치 닥터피쉬가 들어붙은 것 같이 마음의 아픔을 진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대개는 이럴 때 따뜻한 음료를 마셔서 마음을 진정시켜줘야 한다고는 하는데 가끔은 이렇게 톡 쏘는 탄산음료를 알콜 들이붓듯 들이켜줌도 진정의 효과가 더러 있다. 다만 이 알콜 대용의 부작용이 하나 있다고 한다면 벌컥벌컥 들이킨 탓에 곧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1+1의 효과는 그리 오래지 않아 더 빠르게 발생한다. 1+1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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