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짝에 대한 소심한 이야기
양말을 집어들었다.
색도 사이즈도 같았는데 발목 디자인이 서로 다른 짝짝이였다. 색상은 같아서 남이 보아도 짝짝이라고 보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나였다. 내가 종일 신경 쓸 것 같았다. 결국 분주한 출근 준비에도 불구하고 빨래감더미에서 제 짝을 찾아낼때까지 뒤적거려야 했다.
겨우 제 짝을 찾은 양말을 신고 나서니 지하철 앞 사람의 백팩 가방끈이 꼬여 있는 게 보였다. 풀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런데 허락도 없이 만지다가는 뺨맞을 것 같고 허락을 받자니 지나치다 싶었다. 그런데 눈은 온통 거기로 집중되어 버렸다.
그런데 자세히보니 다른 쪽 끈도 꼬여있었다. 그것도 반대쪽 끈과 균형맞게 꼬여 있었다. 왼쪽은 왼쪽으로 반바퀴 오른쪽은 오른쪽으로 반바퀴.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우연치고는 잘 들어맞았다. 나같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신경쓰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우연처럼 제 짝이랑 잘 어우러져 있었다.
아무래도 나같은 사람은 혼자서는 못 살 팔자겠지? 별것 없는 것들에게도 제 짝을 찾아야만 안심이 되니 나 혼자였다면 종일 신경쓰느라 괴롭게 살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내게 짝이 있다는 게.
이왕 생각난 김에 짝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얼마전 사다준 영양제는 잘 먹는 중이냐고. 어제 저녁에 나 자고 있을 때 보내온 쇼핑몰 주소의 옷은 오전에 주문했다고. 그런데 분명 글은 읽었는데 씹었다. 왜 말이 없냐고 물었더니 그제서야 답이 왔다.
"간 간 간"
대체 이 말의 의미가 뭘까?
짝,
분명 내 짝이 맞긴 한데 그 생각까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하루 종일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 고뇌를 왜 던져 주시는겐가? -_-;
#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