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 풍경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이야기가 피어난다

by 생각하는냥

기차역 방송이 훌러나왔다. 방송이 나오면 대개 연착이 된다는 내용이거나 혹은 곧 열차가 들어오니 철로에서 떨어지라는 내용이 나올게 뻔했다. 전주역이었다.


"지하도 입구 의자에 쵸코파이를 놓고 가신 고객께서는 센터에서 보관 중이오니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기차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모두 웃음보가 터졌다. 쵸코파이 따위를 찾아가라고 방송까지 나오다니.

그래도 풍년제과 쵸코파이다. 한개에 2천원 가량이면 보통 10개 단위로 사니 2만원쯤 된다. 방송이 나올 법도 하지. 그래도 쵸코파이라니. 웃기는 건 어쩔 수 없다.


가서 내꺼라고 우기면 주려나? 젊어서나 할 법한 뻘짓이라 아쉽다. 나이값을 해야한다니.


웁스. 옆자리 젊은 남자가 맥주캔을 깠다. 햐. 시원한 맥주 냄새가 코를 찌른다. 몸에 쩔은 술냄새는 싫은데 방금 딴 캔맥주의시원한 냄새는 코를 자극한다. 이크.

한모금만 구걸하고파진다.


어제는 좌석에 앉아 있는데 웬 사내가 자기 자리라며 표를 들이미는 게 아닌가. 시간도 차량번호도 좌석번호도 똑같았다. 설마 이런 전산상의 오류가 발생할리가.


숨은 그림 찾기마냥 다시 한번 쭈욱 훑어보니 출발일자가 다르다는 걸 발견해냈다. 나는 토요일, 그는 일요일. 그걸 발견하자 내가 이겼다 라는 쾌감이 가슴속에서 불타올랐다. 묘한 승리의 미소를 발산하며 그에게 자신만만하게 말을 던졌다.


"날짜가 다르잖아요?"


그제서야 이해했다는 듯 뻘줌함을 뒤로 하고 물러났다. 옆에 있던 아내가 나의 승리의 미소를 본 듯 물었다.


"이겨서 좋아?"


"응"


푸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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