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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냥 Apr 03. 2023

길복순, 그리고 방과 후 전쟁활동

평점은 '글쎄'

주말 동안 볼만한 작품들이 오픈하였다. 영화 '길복순'과 웹툰을 드라마화한 '방과 후 전쟁활동'이다.


그러나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탓일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두 작품 모두의 평점은 '글쎄'다.


영화 '길복순'은 많은 홍보로 인해 올려놓은 기대치를 전혀 만족시키지 못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킬빌, 존윅에 만족시키지 못하는 액션과 세계관으로 전도연을 소모한 듯싶다. 다만 전도연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게 다랄까?


게다가 영화는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될 부분을 건드린다.


첫 번째는 청소년 배우의 위험 수위다. 이제 갓 중학생인 전도연의 딸이 동성애자로 나오는 설정까지는 이해하겠지만 굳이 여중생끼리의 키스 장면을 삽입해야 했을까? 배우는 2008년생이다. 아무리 직업이 배우라지만 사춘기를 지나고 있을 이제 겨우 중3인 배우에게 동성끼리의 키스 장면을 굳이 요구해야 했을까?


두 번째는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김구, 안중근을 건드린 것이다. 10만 원권에 누구를 넣느냐는 문제에 대해 전도연의 딸은 그들이 '살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다. 그게 새로운 발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모든 종교의 신도 살인을 하지 않았나. 그들의 율법을 따르지 않은 자들에게 죄를 물어 죽였으니까 말이다. 엄마의 직업을 비판하고 싶었서 삽입한 대사였겠지만 그게 굳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 대한 대우라면 나 같으면 기분 더러워서 나라가 망하는 꼴을 지켜보는 게 나았을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나니 이 찝찝한 기분을 달래주고 싶어졌다. 새로운 기분의 세팅을 위해 바로 주행을 시작한 드라마가 '방과 후 전쟁활동'이다. 이제 4회 주행이 끝났는데 지금의 고민은 이걸 '계속 봐야 하는가?'이다. 


처음부터 개연성이 부족한 상태로 캐릭터들끼리 싸워댄다. 빽빽거리는 소리에 피곤함이 밀려왔고, 외계 생물체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뭔가 좀 달라지나 싶었는데 캐릭터들은 소리 지르고 도망치고 소리 지르고 도망치고 하느라 시간을 소비한다. 우왕좌왕하며 꽥꽥 소리를 질러대는 돼지들의 농장을 구경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길복순'에서는 연습생 킬러로 나온 배우 이연이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는 고문관으로 나오는데 이게 또 적응이 안 돼서 보는 장면마다 불안 불안하다. 영화 곳곳에서 이병헌의 '안돼' 짤을 자연스레 소환시키는 건 보너스랄까. 원작의 문제일까? 제대로 된 고등학생 병맛의 집합체를 보고 싶다면 이 드라마가 최적이다. 3화까지는 끈기로 버텼으나 4화부터는 '10초 앞으로' 버튼을 계속 누르게 된다. 부디 5화부터는 나아지기를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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