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촬영 안 하기로 하니 행복해졌다

by 타미

어제 느꼈던 감정은 새삼 놀라운 감정이었다.



웨딩촬영을 한 달 앞두고도 이 촬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는 고민이 계속됐다. 하고 싶기도 하고,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하고 싶었던 이유는 젊은 우리를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리고 평생 또 입을지 말지 모르는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모바일 청첩장에 넣을 사진과 예식장을 꾸밀 사진이 필요해서였다.



그래서 스튜디오 사진을 찍기로 결정했다. 돈은 없으면서 취향은 까다로운 편이라, 스튜디오를 고르는 데도 신중했다. 그래서 포폴은 많이 없지만 유니크한 느낌의 신생업체를 선택했다. 신생 업체였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보다 가격대는 저렴한 편이었다. 드레스와 메이크업, 헤어를 따로 예약해야 해서 그 모든 걸 찾고 예약하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비교하고 결정할게 얼마나 많은지.



진형이 예복을 제외하고 모든 걸 다 알아본 상태였다. 그런데 계속 망설여졌다. 하기 싫은 이유도 명확했다. 이 비용을 주고 촬영을 하는 거에 대한 가치를 못 느껴서였다. 의미도 찾지 못했다. 같은 돈이라면 차라리 여행을 가서 베일 하나 쓰고 우리끼리 찍으면서 노는 게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사진을 위한 사진을 찍고 싶지 않았다.



모두가 하니까, 안 하면 후회할까봐와 같은 이유로 내린 결정이었다. 근데 사진을 찍고 안 찍고 하는 이 사소한 결정조차 스스로 못 내리는 내가 한심스러웠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돈이 정말 많았다면 이걸 고민했을까? 싶기도 했다. 그래서 돈 때문에 고민하는 우리 상황이 조금 불행하게도 느껴졌다.



고민 끝에 모든 걸 예약하고도 내키지 않아 하는 나 자신을 보고 촬영을 취소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스튜디오 촬영을 취소하면 미련이 남고, 스스로 조금 울적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마음이 너무 편안한 걸 넘어서 행복감이 느껴졌다. 내가 내린 결정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남들이 다 한다는 이유로, 내가 그걸 꼭 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안 한다고 큰일 나지도 않는다. 내 가치관에 근거한 선택은 나를 행복하게 했다. 차에 가벼운 드레스, 조화 부케, 베일을 넣어서 다니기로 했다. 그러다 돌아다니다 예쁜 장소를 발견하면 그때 옷을 갈아입고 찍기로 했다. 그게 가장 우리다울 것 같았다.



반대로 본식 사진에는 꽤나 투자를 한 편이다. 본식 사진 다시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이런 말들이 많았지만 그날은 인생에 딱 한 번 있는 날이기 때문에 귀하게 남기고 싶었다. 본식 사진에 대해 비용을 투자한 거는 전혀 후회스럽지 않다.



결혼을 하면서 결정에 대해서 여러 차례 생각하게 된다.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내 기준에 의한 선택은 나를 자유롭게 하고 끝내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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