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인공
글을 쓰고
시대를 앞서 나가
불행했던
한 주인공
말했다
여자도 뭐든 할 수 있다고
울었다
너무 외롭다고
외로움의 무게가 무섭다
연애를 했다
많은 목숨들이
길을 떠났다
자신의 의지로든
끔찍한 의도로든
세상은 처절히 무관심하고
그랬구나
무덤덤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일은 아니잖아
네 일이 안되게 하면 돼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는 사이
연애를 했다
몰래 분노했고
말들을 꿀꺽 삼켜 넘겼다
누군가는 죽어가고 나는 연애했다
이 얼마나 모순된 일인가
평등한 사랑이 가능하기나 한 거냐고
우울한 연애
많은 것을 외면한 연애
혼자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듯
마음속의 십자가
나는 죄를 짓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