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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연 Jul 20. 2019

하루 한문장_6

고향의 바다와 산이 있는 곳으로 휴가철마다 설렘을 안고 내려가는 친구들이 참 부러웠다. 내가 어릴 적 잠시나마 머물던 곳은 허물어졌거나 새로운 빌딩이 세워졌다. 혹은 텅 비어 온기를 잃었거나. 그마저도 내 추억 중 아주 '잠시'를 구성했던 공간들일 뿐인 터라 그 상실감 또한 나를 아주 잠시 스쳐갔다.
내 꿈은 집 앞의 작은 카페, 책방, 술집의 단골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의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겠다는 게 꿈이라니. 고향을 갈구하는 몸부림이 이토록 자본주의적일 수 없다. 상실이 상실된 시대. 자본으로나마 이 상실을 가져보고 싶은 것일 뿐인데, 그 자본마저도 내게는 요원하다. 애초부터 상실이란 건 내게 부재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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