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세요?

by NakedGod

수십 명은 앉을 것 같은 벤치

맨 끝에 혼자 앉아 있지만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까만 숲속에 모닥불 피워놓고 두런두런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웃음소리 끊이지 않는다

그 사람들에게 끼어들지 않고 슬며시 웃는다

잔잔한 바다에 평화롭게 떠 있는 돛단배

수영으로 그 배에 갈지 말지 생각하고 있는 듯


그 벤치는 왜 이렇게 길며

人間들은 무슨 이야기를 저렇게 하고 있으며

바다는 왜 그렇게 출렁이는지

돛단배에는 누가 타고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으며 벤치에서 일어나는


당신은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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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라는 말이 있다.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을 말하는 단어인데, 그는 학교에서, 군대에서 그리고 회사에서 왕따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왕따 시킨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그를 왕따를 만들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학교에서 공동으로 청소 같은 것을 할 때나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 과제를 할 때, 그는 항상 하는 것 없이 겉도는 경우가 많아, 그의 별명이 ‘겉돌이’였다. 아니 스스로 자신을 그렇게 불렀다. 그는 회사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할 때는 동료들과 협력하지 못해, 대부분 혼자 프로젝트를 했었다.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눌 때, 그의 몸은 그 자리에 있지만, 그 마음은 저 안드로메다에 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일종의 탈혼 상태라고 할 수 있을까? “저 사람은 항상 자는 것 같다”라는 말을 그는 많이 들었다. 우주를 헤매던 마음이 돌아오면 종종 여기가 어디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잠시 헷갈리곤 했었다. 그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는 죽은 듯 묻혀 있었고, 혼자 있을 때는 바쁘게 펄펄 날아다녔다. 이렇게 그는 ‘외톨이’였다. 그는 예수같이 왕따였고, 외톨이였는데, 운 좋게도 메시아가 아니라 그를 십자가에 달아 죽일 사람들이 없어 아직도 멀쩡히 살아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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