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안부를 전합니다.

어머니의 몸, 첫 번째 우주

by 루멘Lumen

어릴 적 우리는 어머니의 몸과 하나였습니다.
탯줄을 통해 기운을 받고, 숨을 쉬고, 생명의 율동을 배웠습니다.
그 흔적이 바로 **배꼽(臍)**입니다.

전진교 용문남파(龍門南派)에서는 이 배꼽을 **태극(太極)**이라 부르며,
생명 에너지가 처음 회전하는 중심으로 여깁니다.
그곳은 단순한 상처 자국이 아니라,
우주와 이어지는 첫 번째 문이자 가장 오래된 기억의 자리입니다.


수련이 깊어져 배꼽 뒤쪽, 즉 **태극구(太極球)**가 깨어나면
그 감각은 마치 블랙홀과도 같습니다.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가지만, 두려움이 아니라 고요가 있습니다.
그 안엔 번뇌도, 분리도 없습니다.
오히려 ‘나’라는 경계가 사라지며,
시간을 초월한 따뜻한 연결감이 깨어납니다.


뇌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디폴트모드 네트워크라고 하는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고 합니다.


이를 말하자면 번뇌라고 합니다.


그러나 배꼽 뒤 태극구가 활성화되는 순간

자아를 지키기 위해 애쓰던 것들이 조용해 집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이 블랙홀을 통과하며
딸과 다시 이어지는 장면처럼,
태극이 열릴 때 우리는 다시 **그리움(懷)**의 본질과 만납니다.
그리움은 결핍이 아니라,
존재가 서로를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당신은 어떤 그리움을 키우며 사는지 안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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