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오르는 등, 내려가는 배

— 용문남파 소주천의 첫 문을 열며

by 루멘Lumen




호흡을 배로 하라,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이미 굳어버린 횡격막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더 단단히 잠긴다.


억지로 밀어 넣은 숨은

몸의 소리를 가리고,

기운의 노래를 잃는다.


용문남파의 소주천은

그 긴장을 풀어내는 길이다.


숨은 근육으로 밀어내지 않는다.

그저, 등 뒤로 기운이 오른다.

들숨은 척추를 타고 별처럼 반짝이며 오르고,

날숨은 배 앞을 따라 따뜻한 빛으로 내려온다.


그 흐름은

장기들의 시끄러운 울림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 대신 뇌와 회음 사이,

한 줄기 빛의 축을 세운다.


그 축 위에서

기운은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돈다.

그 원이 바로 태극(太極),

숨과 의식이 만나는 자리.


들숨은 하늘이

내려오는 길을 따라 오르고,

날숨은 땅의 품으로 부드럽게 돌아간다.

그 둘이 맞닿는 곳에서

몸은 비로소 하나의 우주가 된다.


그때, 나는 사라진다.

가슴의 울림도, 머릿속의 파동도 잠든다.

시상(視床)은 투명한 호수가 되어,

그 위로 고요가 잔잔히 번진다.


생각은 머물지 못하고,

감정은 머금은 채 빛으로 흩어진다.


무념무심,

숨조차 잊은 자리.

그곳에서 나는,

비로소 ‘살아있음’이라는 하나의 숨이 된다.

작가의 이전글그리움의 안부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