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금인형 Jan 25. 2024

당신도 항상 내 친구인가

하루 한 줄, 하루 한 대사.

영화 '늑대와 춤을' 속 명대하

"당신도 항상 내 친구인가?"



"늑대와 춤을. 머릿속의 바람이다.

나는 당신의 친구다.

당신도 항상 내 친구인가."


누구나 나름대로 인생 영화가 있을 거다. 


내게 인생 영화를 꼽으라면 때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영화를 이야기하지만, 이 영화 '늑대와 춤을'은 언제나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다. 1991년. 그러니까 감수성 폭발했던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만난 영화. 영화관을 나서자마자 카세프 테이프로 OST를 구매해서 들었을 만큼 다양한 감동을 받았더랬다. 여러 가지로 영화 '아바타'를 연상하게 하지만, 주는 메시지나 울림은 비교할 수 없다.


특히나 좋은 점은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주는 영화라는 거다. 처음 봤을 때, 20대에 봤을 때, 그리고 30대, 40대가 되어도, 볼 때마다 가장 감명 깊은 대사가 변할 정도다. 영화를 처음 감상했을 때는 솔직히 아무 생각 없이 스크린 속 영상들과 음악을 쫓아가기 바빴다. 이후 군을 제대한 후 20대 중반에 다시 봤을 때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많은 길이 있지만, 가장 멋진 길은 참다운 인간으로 사는 거지."같은 대사에 팍 꽂혔다. 30대가 되어서는 "하나 죽이면 둘, 둘을 죽이면 셋이 온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이제 40대가 저물어갈 무렵 다시 보니 '머릿속의 바람'이 언덕 위에서 외치던 저 대사가 맘을 흔든다.


침략자 무리였다가 어느새 반대로 침략당하는 자들인 수우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게 된 주인공. 하지만, 태생적으로 이방인이었던 그는 결국 수우족을 떠나야 하는 운명을 맞이한다. 어느 조직에도 속할 수 없게 된 존. 어쩌면 잠시나마 자신이 한 행동이 옳은 것이었는지 자문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혼란스러웠던 그에게 머릿속의 바람의 외침이 길을 찾아줬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으면 함께 걸어가는 친구를 보자. 그리고 머릿속의 바람과 똑같이 묻자. 그가 언제나 내 친구일 것인가. 그 한 가지 물음에 당당히 답하는 친구가 있다면 '옳은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된 길로 가고 있지는 않다'라고 생각해도 좋겠다. 


사족이지만, 늑대와 춤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른 영화가 하나 더 생각난다. 바로 1992년 개봉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 주연 영화 라스트 모히칸. 늑대와 춤을이 히트한 후 비슷한 주제로 나온 작품이지만, 배경만 비슷할 뿐 그냥 멜로물이라고 보는 것이 더 좋은 영화다.  그래도, 늑대와 춤을 감상이 끝났다면 이어서 보기 좋은 영화로 이만한 영화가 없다. OST도 매우 훌륭하다. 단, 대사가 조금 오글거린다.


"꼭 살아 있어야 해요! 내가 찾아가겠소. 아무리 멀고 험한 곳이라도 당신을 찾겠소."

- 라스트 모히칸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