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투어를 이용한 모라이와 살리네라스
마추픽추를 보고 다시 돌아온 쿠스코는 크리스마스가 지나서 한적해짐을 느낄 수 있었고 12각의 돌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하던 전통복장을 하고 있던 사람도 없었다.
석벽은 힘을 완벽하게 분산시키는 구조 덕분에 대지진에도 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어 잉카의 위대함을 알려줄 수 있는 유적이기도 하였지만, 석벽의 조각들로 그림을 형상화하여 관광객으로 하여금 찾아보게 하는 이벤트의 역할도 하고 있었다.
나는 여행지에서 옷을 사 입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에도 골목에 있는 옷가게에 들려 알파카 스웨터를 하나 구매하였다. 말이 알파카라고는 하지만 구매한 가격으로는 진정한 알파카를 살 수 없을 가격이었다. 하지만 빨간색 바탕에 페루라는 하얀 글씨는 관광객인 나의 눈에 찜 당하였고 여행이 끝날 때까지 잘 입고 다녔다. 스웨터는 가볍고 생각보다 따뜻했다. 지금도 한국에 가져와서 겨울이면 입고 다닌다. 몇 개 더 사 올걸..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때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해 딱!!! 한 벌만 구매했었다.
환하게 밝은 날, 점심 먹은 후 잠시 거닐었던 쿠스코의 아르마스 광장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파란 하늘에 흰구름, 멋지게 솟아오른 고풍스러운 건물, 한가로운 사람들... 고풍스러운 건물 앞 너른 공터에 나는 다리를 쭉 펴고 햇볕을 듬뿍 받으며 한가로운 오후를 보냈다. 아무것도 안 해도 좋았다.
성스러운 계곡 투어 2탄!!
모라이와 살리네라스를 합한 쿠스코 투어를 이용하였다. 현지 투어는 자유가 속박된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지금처럼 2~3군데를 짧은 시간에 돌아보려면 발품을 팔지 않고도 다닐 수 있는 현지 투어만 한 것이 없다.
잉카의 계단식 밭으로 농업시험장으로 사용된 모라이에 도착했다. 각 계단마다 고도가 달라 그에 맞는 작물을 기르는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동심원의 맨 밑부분인 중간에서 강한 태양의 기운이 느껴지고 온도도 가장 높다고 한다. 각 층의 높이는 대력 사람 키 정도로 층과 층을 오갈 수 있도록 석벽 옆으로 돌출된 계단이 있었다. 사람들은 동심원의 맨 밑부분으로 가기 위해 석벽 옆의 돌출된 계단을 밟고 줄을 지어가면 이동하고 있었다.
나는 온도를 비교하기 위해 몸이 움직이게 되면 몸의 체감온도에 따라 온도 비교가 불가할 것 같아서 내려가는 것을 과감히 포기했다. 하하하, 물론 핑계다!!
사람들이 올라오길 기다리면서 나는 한쪽 눈을 찡그리며 손가락 사진기를 통해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고 있었다. 손가락 사진기 속에 보이는 풍경은 하늘과 구름, 산과 집, 초원 등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땅으로부터 소금을 수확하는 염전인 살리네라스에 도착했다. 이 높은 고지에 바다가 어디 있다고 염전이란 말인가? 바닷가에서 바닷물로만 소금을 만드는 우리네 염전만을 알고 있던 나는 믿기지 않지만 표를 받아 들고 버스에서 내려 20여분을 걸어가야만 하는 염전 밭으로 향했다.
내 눈에 보이는 산 중턱에 만들어진 염전 밭은 두 눈을 휘둥거리게 만들었다. 염전 밭은 갈색부터 하얀색까지 소금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갖가지의 색을 내뿜고 있었고 염전 물을 만져보면 약간 따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손가락으로 살짝 찍어 맛을 봤더니 그 맛이 짠 게 진짜 소금이 틀림없었다.
도대체 산 중턱에 어떻게 염전 밭이 꾸려지고 있는 건지는 숙소에 도착해서 안내책자를 본 후에야 그곳이 암연 지역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암염이 녹아든 물을 계단식으로 조금씩 가둔 다음 햇빛으로 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드는 곳이라는 것을...
입구의 작은 가게에서는 소금을 이용한 작은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나는 이곳에서 지인들에게 줄 작은 선물꾸러미들과 내가 먹을 소금을 샀다.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이제 티티카카로 가야겠다.